[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5조원이 넘는 규모의 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계약이 임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면서 수주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는 카타르 수주를 통해 국내 조선업계는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또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의 수주 비중을 높이게 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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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한·카타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대통령 순방 효과, 카타르서도 나타나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카타르에너지와 17만4000㎥급 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39억 달러(약 5조2511억 원)로 단일 계약 기준 국내 조선업계 최대 규모다. 선박들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9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윤석열 대통령이 카타르 국빈 방문 기간 중 나온 성과다.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9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후 계약의 세부사항을 조율해왔는데 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계약도 빠르게 마무리됐다.
이날 회담에도 양국 정상은 양국 간 에너지 분야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LNG 분야에서 LNG운반선 건조 계약을 포함해 운영, 유지보수 등 전후방 산업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HD현대중공업은 이번 계약으로 반년 치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며 “LNG운반선 건조, 유지보수 등 LNG 전후방 산업 전반의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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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사진=HD한국조선해양 |
◇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카타르서 수주 기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카타르에서 LNG운반선 계약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이다. 양사는 카타르로부터 30척의 LNG운반선 계약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NG운반선의 신조선가가 2억6500만 달러(약 36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계약 규모는 79억5000만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수주가 마무리되면 올해 조선업계가 세운 수주 목표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157억4000만 달러로 잡았는데 이번 카타르 수주를 포함하면 200억2000만 달러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95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세웠다. 현재까지 66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69%를 채웠다. 30척 중 절반에 해당하는 15척을 신조선가(2억6500만 달러)로 계약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중공업은 약 105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다.
다만 한화오션은 현재 수주 목표 달성률이 21.4%로 저조해 카타르에서 15척을 수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목표치 대비 80% 수준까지밖에 채우지 못하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부 사항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 계약을 서두르기보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카타르 수주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안정적 일감 확보로 성장세 기대
조선업계는 이번 카타르에서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선업계는 지난해까지는 인건비 상승과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해 선박 건조비용 상승으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여기에 2021년에 계약한 저가 물량이 건조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적자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러나 저가 수주 물량이 대부분 인도됐으며, 제대로 된 가격에 계약한 선박들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올해부터 흑자경영에 돌입했다.
흑자 규모도 당분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NG운반선의 경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데 국내 조선업계가 전 세계에서 발주되는 물량의 대부분을 수주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HD한국조선해양의 카타르 수주가 더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LNG 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81%가 됐다. 여기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까지 반영된다면 90%까지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에서 대량 수주하면서 설계비용과 자재 구매 비용에서 원가 절감 효과까지 나타나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몇 년간은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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