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 전기차 가격 낮춰 소비자 구미 당겨…2030년 전체의 40% 차지 전망
배터리 3사, LFP 배터리 기술 개발 넘어 구체적 상용화 시점 공개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CATL에 이어 BYD 등 다른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도 LFP배터리 판매량을 늘리면서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2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2020년 11%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1%까지 급상승했다. 오는 2030년에는 4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산 LFP배터리는 중국 내수용을 넘어서 유럽 등 주요 권역으로 수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 SK온이 지난 3월 2023인터배터리에서 공개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제품 모습./사진=조성준 기자


LFP배터리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도 가격에 있다. 전기차 판매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 기존에 비싸게 팔던 전기차의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대표적으로 국내에도 판매된 테슬라의 '모델Y' 중국 생산 모델은 LFP배터리를 탑재해 모델과 비교해 약 2000만 원 이상 저렴해졌다.

가격이 저렴해지자 주문이 폭주했다. 지난 9월 테슬라 모델 Y는 무려 4206대나 판매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120.2%, 8월 대비 무려 875.9%나 증가한 수준이며, 해당 판매량은 국내에서 9월 한 달간 팔린 전기차 판매 순위 상위 10개 차종의 합보다 많았다.

LFP 배터리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던 국내 배터리3사도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인 25일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LFP 배터리 시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저가형 전기차(EV)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하고, 2026년 LFP 배터리를, 2027년 LMFP(리튬망간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 목표는 기존 중국산 LFP 배터리에 비해 파우치가 가진 셀 무게, 공간 활용률을 강화하고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 등의 품질 향상 전략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한 마디로 중국산보다 고품질의 LFP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도 연구 단계인 LFP 배터리를 2025년 이후 본격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울산 배터리 공장 규모를 2025년까지 2배 가량(66만5000㎡→123만1850㎡) 확대해 LFP 배터리 생산 본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울산에 시험 생산(파일럿) 라인과 양산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배터리 3사 중 LFP 배터리 기술에서는 가장 앞선 것으로 업계에서 평가된다. 이미 지난 3월 '2023인터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기술력을 보여준 바 있다.

SK온은 통상 LFP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영하 -20℃ 이하에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현상을 크게 완화해 냉온에서도 일반적인 날씨의 70~80% 수준으로 주행이 가능한 LFP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해 날씨를 극복했다는게 SK온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고객사 수요가 있을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상용화에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LFP 배터리 인기가 갈수록 늘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프리미엄-보급형 배터리로의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기술 개발을 넘어 상용화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는 만큼 2~3년 내로 중국 LFP에 대적할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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