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최고위 혁신위 1호안 의결...김기현 "화합제안 존중"
홍준표 "하루살이 내일 없다는 걸 알아야"...김기현 직격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2일 당 혁신위원회가 1호안으로 제시한 '당 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징계 처분 취소 대상에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 등이 포함된다. 홍 시장과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징계 취소 결정에 불쾌감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징계 취소 안건을 의결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당 통합을 위한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라며 "오늘 징계 처분 취소가 의결된 대상자들은 이준석 홍준표 김재원 김철근 위원장"이라고 전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이날 회의에서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는 제1호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제안을 제시했다"라며 "과거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은 나름 합리적 사유와 기준을 가지고 이뤄진 것으로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화합 제안 역시 존중돼야 한다. 조금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혁신위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 혁신의 진정성 적극 수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라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무거운 마음으로 혁신위 제안을 수용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에게 염려를 끼친 당사자들은 더 낮은 자세로 반성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라며 "우리 모두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민생과 개혁을 위해 통합을 추구할 때이다. 혁신위가 던진 통합과 희생이란 화두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라고 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홍준표 선대본부 상임고문이 12일 저녁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걸으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편 홍 시장과 이 전 대표, 김 전 실장은 지도부가 혁신위 사면 안건을 받아들인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라며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한철인줄 모른다. 하루살이는 내일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고 김기현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과하지욕'은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의 고사성어다. 앞서 홍 시장은  '수해 골프' 논란으로 지난 7월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은 당시 자신의 처지를 '과하지욕'에 빗댄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별로 할 말이 없다. 지지율이나 올리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전 대표는 "아주 모순이다.  당의 대변인(김민수)은 방송 나가서 이준석 제명해야 지지율 3~4% 오른다고 하고 있는데, 이 판단(징계 철회)대로라면 이상한 사람 아닌가"라며 "당의 지지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 지지율 3~4% 올리면 총선서 30석이 더 된다. 그런 대단한 카드를 두고 왜 제명하지 않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의 당원권정지 징계 해제 조치는 사실상 반 혁신 조치"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휘발성이 강한 이슈를 먼저 꺼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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