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유럽연합(EU)가 요구한 화물 사업부 매각을 결정하면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절차가 급물살을 탈 전망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사업'인 화물 사업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핵심 쟁점으로 꼽혀온 '화물사업 분리 매각'을 승인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은 최근 5년간 매년 1조 원 이상, 코로나 기간에는 3조 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거뒀던 '알짜배기 사업'인 만큼 LCC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는 외형 확장·매출 증대의 기회로 평가받는다.
앞서 EU 집행위는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 왔다. 업계에서는 EU 집행위가 문제 삼았던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된 만큼 양사의 기업결합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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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과 화물전문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인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항공사는 공식 입장을 따로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인수 포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전 참여를 간접 시사했다. 최근 에어프레미아는 관계자는 "화물사업이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창출하고 있으며 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는 중소형 LCC에게는 매출을 올리고 몸집을 불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부분 여객기 10대 미만의 중소형 LCC들이 체급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은 LCC들의 최고 이슈로 떠올랐다. 만만치 않은 부채도 있을 것이고 과연 인수할 체급이 되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화물 운송 쪽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던 LCC에게는 좋은 기회겠지만 그만큼 인수에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LCC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PEF)를 대주주로 둔 LCC의 좋은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분히 출구 전략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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