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지형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외형 확장으로 대형건설사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사세가 기울면서 오히려 뒷걸음치는 등 지각변동이 심했다. 이에 미디어펜은 시공능력평가를 비롯해 재무상태와 사업구조 등을 토대로 2023년 11월 현시점 '중견건설사 4인방'(DL건설·대방건설·중흥토건·태영건설)을 제시하고, 각사들이 새롭게 부상한 저력을 내밀하게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新중견4인방②-대방건설]'父子 리더십' 통했다…주택사업 신흥강자로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대방건설은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외형을 키워온 건설업계의 '소리 없는' 강자다. 지난 2021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강점인 주택사업을 앞세워 중견건설사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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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방건설 CI./사진=대방건설 |
◆시공능력평가 2010년 108위→2023년 14위 '고속성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4위다.
지난 2021년 시공능력평가 15위로 처음 10위권 문턱을 넘은 대방건설은 3년째 순위를 지키며 중견사로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 또한 지난해 3조643억 원으로 처음 3조 원대를 돌파한 이후 올해 2조9862억 원으로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시공능력평가 108위로 100위권이었던 대방건설은 이듬해인 2011년 82위로 오른 이후 상승세를 탔다. 2012년 66위→2013년 58위→2014년 53위→2015년 49위로 성장세를 거듭한 대방건설은 2016년 30위를 기록하며 업계 내 어엿한 '1군 건설사'로 올라섰다.
2017년에는 시공능력평가액 1조817억 원으로 처음 1조 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2018년 27위→2019년 34위→2020년 27위로 꾸준히 순위를 유지해왔고 2021년 시공능력평가액 2조 원대(2조4853억 원) 돌파와 함께 10위권에 진입,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방건설이 이처럼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택사업이다. 대방건설은 2010년대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성장세가 본격화했다. 특히 수익성 높은 자체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빠르게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실제 대방건설이 시공능력평가 30위권에 진입했던 2016년 공사실적평가액은 2644억 원으로 전년(1543억 원) 대비 71.3% 증가했다. 이후 2017년 3387억 원→2018년 4143억 원→2019년 4421억 원→2020년 5064억 원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10위권에 진입한 2021년 공사실적평가액은 6219억 원으로 직전 해보다 22.8% 상승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6950억 원, 6803억 원으로 7000억 원에 육박하는 공사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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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대방건설 구교운 회장, 구찬우 대표이사. 구찬우 대표이사 약력=1974년생. 2000년 대방건설 입사. 2002년 팀장. 2003년 실장. 2007년 부대표. 2009년 대표이사 사장(현)./사진=대방건설, 국제로타리클럽 3640지구 |
◆수익성 높은 자체사업…분양수익 기반 재무도 개선
대방건설의 주력사업은 도급 및 분양사업 등이다. 대방건설 계열사가 시행사로 주택용지를 확보하면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방식이다. 직접 주택개발사업도 도맡고 있다.
대방건설의 이러한 전략은 주택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빛을 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건설 분양수익은 지난 2017년 6377억 원에서 2018년 902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2019년 1조5307억 원으로 1조 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20년에는 43.9% 오른 2조203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 호황과 맞물려 분양수익 상승세가 절정에 달했다.
대방건설의 오름세는 현재진행형이다. 2021년 1조9128억 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2조1304억 원으로 다시 2조 원대로 올라서면서 ‘주택 강자’임을 증명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 또한 동반 상승하고 있다. 2019년 1조5875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 2조2850억 원, 2021년 2조575억 원, 지난해 2조1901억 원으로 3년 연속 2조 원대를 나타냈다.
영업이익 또한 2019년 2905억 원에서 2020년 5527억 원으로 90.3% 급증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2021년 4756억 원, 지난해 4458억 원으로 주택경기가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자체사업 특성상 부지 확보 등 외부 차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대방건설은 분양 대금을 안정적으로 거둬들이면서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도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실제 대방건설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115.1%에서 2020년 67%로 감소한 뒤 2021년 36.3%, 지난해 27.4%까지 낮아졌다. 부채총계 또한 2019년 9370억 원에서 2020년 7887억 원, 2021년 5210억 원, 지난해 4671억 원으로 내림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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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방건설 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현장경영·맞춤전략'이 완성한 구교운·찬우 '父子' 리더십
대방건설의 이러한 '고속성장'의 바탕에는 창업주인 구교운 회장과 그의 장남인 구찬우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구 대표가 취임했던 2009년 당시 대방건설 매출액은 1919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구 대표가 지휘봉을 넘겨받은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통하면서 대방건설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낼 수 있었다.
특히 구 대표 주도 하에 이뤄진 '주택 브랜드 통합'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대방건설은 지난 2021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브랜드로 활용됐던 '노블랜드'와 '디엠시티'를 통합한 '디에트르'를 론칭했다.
분산돼 있던 주택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해 통일감을 주는 동시에 '고급화'에 초점을 맞춰 상품성도 개선하면서 이미지를 크게 제고시켰다. 그 결과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지위를 확고히 하면서 수요자를 사로잡았다.
현장을 중시하는 창업주 구교운 회장의 경영 철학도 지금의 대방건설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다.
구 회장은 올해 대방건설이 공급한 부산 강서구 '부산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더 퍼스트', 인천 서구 '인천검단신도시 디에트르 더 에듀' 등 견본주택 개관일에 맞춰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건축 전문가'인 구 회장은 장남인 구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에도 실무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회사의 사업 행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실제 지난달 분양한 인천검단신도시 디에트르 더 에듀의 경우 '입주민이 우선'이라는 구 회장의 의견이 반영돼 가구당 주차대수 2.1대, 전 동 '더블 승강기' 등 파격적인 편의시설이 도입됐다.
우수한 입지에 상품성까지 개선되면서 수요자로부터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공급된 인천검단신도시 디에트르 더 에듀는 363가구 모집에 총 273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7.53대 1로 선방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회장님이 설계 등 기초적인 단계를 비롯해 견본주택 개관일에도 직접 현장을 찾아 둘러보는 등 관심도가 굉장히 높다"며 "덕분에 업계에서는 다소 과감하게 보일 수 있는 설계 및 옵션도 적극적으로 추진이 가능해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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