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연동제 도입∙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요율 인하 등 대책 마련 절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미 글로벌 경기 침체, 수요 산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사들이 전기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받아들이지만 연료비 연동제 도입,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인하 등의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사진=현대제철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력을 대량 소비하는 산업용 고객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약 6.9% 인상한다. 구체적으로 ‘산업용(을) 고압A’는 kWh당 6.7원, ‘산업용(을) 고압B∙C’는 kWh당 13.5원을 인상한다. 

한전이 주택∙일반용 전기요금은 올리지 않고 주로 대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을) 요금만 인상하면서 대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업체들은 더욱 부담스럽게 됐다.

앞서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차례에 걸쳐 kWh당 최대 49.6원 올린 바 있다. 이번 인상분까지 하면 kWh당 총 60.2원이 오른 셈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전기료가 1kW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부담은 10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기로 사용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력비 및 연료비로 2021년보다 11.9% 늘어난 2조4296억 원, 동국제강은 14.8% 증가한 2806억 원을 지출한 바 있다. 올해도 전기료가 급격히 인상되면서 철강업체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철강 업황 부진으로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실적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른 전기요금을 철강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고 철강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우선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향후 업황이 개선되면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가부담 증가로 인한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 요율 인하, 한전의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력산업의 기반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 요금의 3.7%로 조성하는 기금이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력기금까지 오르면서 기업의 전력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담금 요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력 생산 원가인 에너지 가격 변동분을 분기별로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 등의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그동안 예상을 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지만, 기업들이 '예측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연료비 연동제 도입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며 “전력산업기반기금의 한시적 인하 또는 면제도 영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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