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전기차는 차량 수명이 다 해도 배터리를 재처리해 다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재활용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터리 산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기관들의 협의체인 '배터리 얼라이언스'로부터 '사용 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을 제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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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도식.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
국내 배터리 관련 24개 업체 및 기관이 작년 11월 만든 배터리 얼라이언스에는 국내 배터리 3사,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배터리 업계를 총망라했다.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지난 1년 간 논의를 바탕으로 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한 '배터리 여권 제도'(통합이력관리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배터리 여권제도는 말 그대로 배터리의 생애주기를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전기차 배터리가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고, 운행 중 어떻게 쓰였는지, 첫 차량에서 탈거된 후 이력, 성능·안전 검사 결과는 어땠는지 등의 정보를 담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사용 후 배터리를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사용 후 배터리는 전기차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사용 후 배터리가 연평균 50% 이상 급성장해 2030년에는 세계적으로 1300만 개, 국내에서는 42만 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미 사용 후 에너지밀도가 떨어진 배터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로 만드는 것이 1차적 목표이지만 폐배터리 중 재사용이 어려운 경우 분해해 원재료를 추출하는 방식까지 재활용의 범주에 포함된다.
한편, 업계는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산업부에 전달했다.
현행 법령상 '폐기물'로 분류되는 사용 후 배터리를 '전기차에서 분리돼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대상이 되는 배터리'로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해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와 관련, "업계안은 민간 주도로 만들어져 현장의 목소리와 시장 상황을 생생히 반영하고 있다"며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 등을 적극 추진하고 법률안의 조속한 입법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은 글로벌 프로세스인 탄소중립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공급망 재편 맞춤형 대응방안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며 "업계의 재활용 기술 및 공정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다각도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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