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미추진 기업 129사 집중점검…허위공시 엄정대응 방침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증시 이슈 주요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해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최근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증시 이슈 주요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해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금융감독원은 올해 반기보고서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 △이차전지 △AI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 등 주요 7개 테마업종의 신사업 추진현황 실태분석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이들 테마업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233개사 중 55%인 129개사는 현재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게 전혀 없었다. 

금감원은 "미추진 기업은 다년간 영업손실 및 자본잠식,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다"며 "횡령·감사의견거절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등 투자 고위험 종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이 관리종목 지정해지, 상장폐지 모면 등을 위해 회계처리를 부적절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사업 추진 발표 이후 대주주 관련자가 CB 전환 및 주식매도 등의 부정거래를 한 혐의가 있는 기업도 일부 발견됐다.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사전 검토 없이 보여주기식의 신사업 추진을 발표한 사례도 다수 발견돼 추가 불공정거래 연계 개연성도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상습적으로 공시를 위반한 기업도 있다. 31개 기업은 정기보고서와 주요사항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공시위반 제재 이력이 있었고, 84개사는 반기보고서 기재 미흡 지적을 받아 공시 충실도가 크게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2021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신사업 추진 발표를 전후로 유상증자 및 CB발행 등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 기업도 전체의 74%인 95개사에 달했다. 이들 기업은 평균 4회에 걸쳐 496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상장사 전체 평균치인 254억원·0.9회를 훨씬 압도했다. 

금감원은 "실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음에도 자금을 조달한 뒤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사업 추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하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를 '중대 위법행위'로 보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우선 원내 회계감리국은 신규사업 미추진기업 중 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14개사를 적극적으로 심사한 후 필요에 따라 감리전환할 예정이다. 회계감리국은 현재 회계분석 위험요소를 고려해 4개사도 심사 대상에 추가 선정했다.

조사국은 신사업 추진 발표 후 사업 진행이 부실한 기업에 불공정거래 혐의 여부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철저한 기획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공시심사실은 사업 미추진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과거에 발표한 신사업 진행실적 및 향후 계획을 정확히 작성하도록 중점 심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허위 회계처리, 횡령·배임 등 위반사항을 발견할 경우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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