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1일 밤10시 42분 3차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면서 신형 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발사 후 705s만인 밤10시 54분 13초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밝혔다.
발사된 위성과 지상관제소 간 통신이 이뤄지기 전까지 최종 위성발사에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없으나 정부는 즉각 2018년 남북 정상간 체결한 9.19 군사합의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이번 북한 위성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예상할 수 있고, 북한은 빠른시일 내 여러 개의 위성을 추가 발사한다고 예고한 상태이다.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는 21일 밤 해외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 주관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결정하고, 22일 오전 8시에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북한이 당초 발사시점으로 통보한 ‘22시 0시부터’보다 무려 1시간 일찍 발사한 것을 고려할 때 이번에 정부의 대응도 긴박했다.
또 22일 새벽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도 유선협의를 갖고 “북한이 예고한 발사기간을 한 시간 이상 앞두고 기만적인 발사를 감행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3차 위성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정부는 이번 북한의 위성발사에 앞서 합동참모본부의 이례적 대북경고성명을 낸 것을 포함해 미국 일본과 공조해 북한의 위성발사 준비 중단을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위성발사를 강행한 것은 이번 발사가 탄도미사일 기술 진전에 상당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실제 북한의 목적이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있든지 탄도미사일 성능 향상에 있든지 상관없이 러시아 기술이 지원되어 성공을 거뒀고, 향후 더욱 러시아제 기술이나 무기에 집착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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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3.11.22./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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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한의 발사체가 위성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이 추정 중량 300㎏가량의 물체를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릴 엔진추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개발에 적지 않은 함축성을 지닌다. 즉 지나친 소형화가 아니어도 핵탄두를 탑재할 역량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차 수석연구위원은 “정찰위성이 목적일지, 아니면 탄도미사일 성능 향상이 먼저일지는 북한의 추후 행보를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며 “1~2년 내 다수의 위성을 발사하고, 경우에 따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까지 활용할 경우 위성 확보에 실제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다시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내부 발사만을 고집하면 이는 탄도미사일 성능 향상이 본 목적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북한의 위성발사 성공은 우리에게 안보위협 차원에서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전술핵 타격부대들의 정말타격 능력을 고도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므로 사실상 선제타격능력의 고도화를 의미한다”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우주, 공중, 육상, 해상 등 모든 공간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격퇴할 수 있는 전략무기를 개발는데 집중하고 있다.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무인정찰기에 이어 정찰위성은 모두 미국의 항모타격단과 같은 첨단전략자산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태양전지판으로 배터리 충전을 하고 평양의 지상관제소와 통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위성발사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그런 만큼 북한의 성공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북한은 예정된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발표하면서도 진입궤도에 대한 정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 엔지니어가 북한에 들어가 1·2차 위성발사 실패를 분석하고 검증하는 차원의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발사 실패에 대해 중대하지 않은 오류라고 강조했고, 만약 하드웨어 변경이나 설계 변경이 필요한 심각한 오류가 있었다면 11월 재발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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