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3분기까지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30대 거래 비중이 40대를 추월한 가운데 청년층 가계부채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 것을 고려할 때 최근 고금리로 인해 상환해야 할 원리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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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층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담보대출인 것을 고려할 때 최근 고금리로 인해 상환해야 할 원리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청년층 가계부채의 현황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거래된 31만6603건의 전국 아파트 매매 가운데 2030대가 사들인 건수는 9만 9991건으로 전체의 31.6%를 기록했다.
30대가 사들인 건수는 8만 5701건으로 전체의 27.1%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별 거래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40대의 매입 비중 25.9%(8만 2077건)을 웃돌았다. 전국 아파트 1~9월 거래에서 30대의 매입 비중이 40대를 추월한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1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청년층의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담보대출인 것을 고려했을 때 주택가격이 높은 시기에 담보대출을 받은 청년들의 경우 최근 고금리로 인해 상환해야 할 원리금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29세 이하 가구의 평균 담보대출은 3354만원으로 전체의 66.9%에 해당하며, 30대 가구의 경우 7367만원으로 65.2%를 차지했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 가구의 평균 가계부채는 2021년 355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014만원으로 41.2% 급증했다. 다른 연령층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4.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연체율도 급증하는 추세다. 29세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0.13%를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 말 기준 0.44%로 뛰었다. 이는 전 연령층을 비롯해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지속되는 고금리‧고물가‧취업난 등으로 생활고를 겪게 되거나 사기성 거래에 경제적 피해를 입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5일 기준 20대 이하의 소액생계비대출(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 이자 미납율은 27.4%, 30대 이하는 19.8%로 전체 대출 대상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최근 이슈화된 전세 사기 피해자의 약 70%가 청년층으로 20대가 전체의 21.5%, 30대는 48.2%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청년층의 소득기반이 다른 연령에 비해 약한 만큼 가계대출의 연체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취약계층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지수 선임연구원은 "최근 취약차주의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잠재취약차주의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액생계비대출의 경우 별도의 대출 상환 능력을 확인하는 CSS(신용평가모형) 평가 없이 대출 적격 여부만 판단하고 있어 미납에 대한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 선임연구원은 "청년층의 부동산 수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택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섬세한 방안과 청년들이 겪고 있는 여러 채무 상황을 반영한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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