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가 내달 20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이사장을 찾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구성이 시작됐다. 일각에선 이미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 중인 인사들의 면면을 고려했을 때 ‘낙하산 논란’이 재차 반복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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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가 내달 20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이사장을 찾기 위한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구성이 시작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후추위를 구성에 나서는 등 차기 수장 물색을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거래소는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에 차기 이사장 후보추천위원 추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추위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구성된다.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5명, 금투협이 추천한 내외부 인사 2명, 상장협이 추천한 코스피 상장사 대표 1명, 코스닥협회가 추천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 1명 등 총 9명이 정원이다.
위원회 구성이 되고 나면 후추위는 우선 차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어떤 방식으로 뽑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여기에서 공모 혹은 추대 방식 등이 논의되며, 정식회의 절차를 거쳐 이사장 모집 공고가 나오게 된다. 이후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도 위원회 소관이다. 이후 차기 이사장 후보가 최종적으로 추천되면 주주총회에서 이사장 선임 승인을 의결하게 된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1월부로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고, 현재는 30개 금융투자업자가 86.1% 지분을 보유한 민간기업이다. 다만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으며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기에 준공공기관으로 인식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매번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선임할 때마다 공과 사의 ‘사각지대’에서 미묘한 마찰음이 울리곤 한다.
후추위가 구성되기 전인 현시점에서 이미 차기 이사장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것부터가 그렇다. 차기 이사장감으로 누가 어울리는지가 이미 대략 정해져 있다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현재로써는 이진복 청와대 정무수석의 이름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된다.
이 정무수석은 부산 동래구 3선 국회의원에 정무위원장까지 지냈고, 특히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정무위원장까지 역임했다. 현직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그런 것처럼 부산(거래소 본사)에 연고가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이른바 ‘그림’이 갖춰진 적임자라는 논리다.
이진복 수석이 차기 이사장이 될 경우 금융위 관료나 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나름의 차별점을 찾을 수는 있겠으나, 정치권에서 내려 보낸 인물이라는 인상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직 후추위 구성조차 되지 않은 시점에서 너무 빨리 노출된 이름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밖에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최훈 주 싱가포르 대사(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출신),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출신) 등이 선임된다면 기존의 낙하산 논란, ‘관피아’ 논란이 다시 한 번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내려오는 건 일종의 관례로 자리를 잡은 상태”라면서 “2025년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영업개시 이후 독점 체제가 유의미하게 바뀐다면 모를까 그 전까지 이 분위기가 달라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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