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22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본격적인 '공천 물갈이' 작업에 돌입하면서 당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하위 22.5%에 해당하는 46개 당협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당무감사 성적표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만큼 낙제점을 받은 현역 의원·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 중 사고 당협 39곳, 8월 말 임명된 당협 10곳을 제외한 204곳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22.5%인 46명의 당협위원장의 당협 활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무감사 평가 등수나 초선, 중진 등의 비율 등의 구체적 통계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당무감사위는 다음달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이번 당무감사 결과를 권고하고, 이르면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당무감사위는 올해 8월부터 4개월 동안 정기 당무감사를 진행해 왔고, 현장 감사를 통한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내부 여론조사 결과 등이 최종 결과에 반영했다.
|
|
|
▲ 27일 오전 김기현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퍼포먼스를 한 후 최고위원회의를 하였다. / 2023. 11. 27 ./사진=국민의힘 |
신의진 위원장은 이날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253곳 당협 중 사고당협 39곳, 신규 임명된 당협 10곳를 제외한 204곳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 46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해 당협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최고위에 권고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 지지도와 본인 지지도의 차이를 어느 정도로 해야 문제가 있다고 할지를 완전히 정하지 못했다"라며 "여론조사 점수가 나빠도 당협 활동 점수가 좋으면 권고 대상에서 빠질 수 있는데, 총선에서는 경쟁력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에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달라고 공관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또, 하위 46명 외에도 추가로 개인 지지도가 낮은 경우도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46개 하위 당협 이외에도 원내 국회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와 정당 지지도를 비교했을 때 개인의 지지도가 현격히 낮은 경우 문제가 있음을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항상 해왔던 절차라며 특별할 게 없다는 반응이지만 총선 공천권이 걸려있는 만큼 현역 의원들 모두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남권 의원을 중심으로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경우 당 지지율이 차이가 나는데,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2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를 하겠다는 얘기"라며 "다만 1등부터 204등까지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에 대한 산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가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신뢰성이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공천 때만 되면 물갈이는 항상 하는 거 아닌가"라며 "당무감사 결과는 하나의 참고 자료다. 권고일 뿐이다. 최종 판단은 공관위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남권이랑 수도권의 경우 당 지지율이나 개인 의원 지지율 등 다른 점이 많다는 점에서 영남권이 물갈이 많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총선 때가 되면 항상 물갈이는 된다"라며 "지금 초선 비율이 40%다. 컷오프 기준을 정해서 공관위에 넘기겠다는 건데, 공관위에 넘어가면 컷오프 비율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평가 기준이 정치 권력형 판단이 더 많고 조사 시간도 너무 짧다"라며 "조사의 엄밀성이라든가 정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무감사 하위권 컷오프(공천 배제)에 대한 질문에 "통상적인 당무감사를 선거 전에 해왔고 활용 절차 등은 당에 일종의 매뉴얼이 있다"라며 "매뉴얼대로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