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어 대구·경남, 창구망 공동 이용키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 개발로 점포를 빠르게 폐쇄하면서 지역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 일부 지방은행권에서는 우체국의 창구망을 이용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BNK경남은행은 최근 우정사업본부, 금융결제원과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제휴 기관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의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은 지방은행 중 JB전북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 사진 왼쪽부터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박종석 금융결제원장,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사진=대구은행 제공


과거 은행권의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은 한국씨티은행,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전북은행 등에 그쳤다. 뒤이어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4대(KB국민·신한·우리·하나) 시중은행의 창구이용(업무위탁)도 허가했다. 총 8개 은행이 오랜 기간 우체국에서 안정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번에 지방은행권도 협약을 맺게 됐다.

협약에 따라 두 은행 고객은 내년부터 우체국에서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은행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전국 2500여개의 우체국 창구에서 △입금업무(통장입금, 무통장입금) △지급업무(통장지급) △조회업무(계좌잔액, 무통장 거래내역, 송금수수료, 자기앞수표 발행 및 사고신고 내역, 공동망 처리결과) △자동화기기업무(은행 카드 입·출금, 이체, 계좌잔액 조회, 통장정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남은행은 내년 상반기부터, 대구은행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업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창구망 공동이용 업무 협약을 통해 경남은행 고객들이 전국에 있는 2500여곳의 우체국에서 금융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며 "고객 편의성은 물론 고령층과 금융약자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 또한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전국의 대구은행 고객에게 좀 더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시중은행 전환 대비를 위한 전국 채널망 확충으로 고객이 은행 업무를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은 우체국 외에도 편의점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공동점포 마련에 힘쓰고 있다. 편의점 내부에 스마트텔러머신(STM)을 비롯 ATM 기기를 마련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은행 점포수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다 최근 반등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방은행 6사(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JB전북·제주)의 점포수(지점+출장소)는 5년 전인 2018년 말 935곳에 달했는데, 지난해 말 790곳까지 줄었다. 하지만 경남은행이 홀로 올해 2분기에 전무하던 출장소를 28곳이나 신설하면서 6월 말 현재 점포수는 812곳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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