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내년 보험료를 크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1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어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 전사에서 취합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2%로 전년(118.9%)보다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실손보험은 2019년 2조5000억원, 2020년 2조5000억원, 2021년 2조8000억원, 2022년 1조5000억원 등 계속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유튜브 캡처


특히 2017년 출시된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1.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156.6%로 뛰었다. 보험사가 100만원을 받으면 160만원 가량이 보험금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인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역시 지난해 89.5%에서 올해 115.9%로 올랐다.

반면 1세대 손해율은 지난해 124.9%에서 올해 121.5%로, 2세대는 지난해 111.5%에서 올해 110.7%로 점차 안정화하는 추세다. 대법원이 2022년 6월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과잉 수술 관련 심사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가 꼽힌다.

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주요 비급여 항목별 지급보험금 추이를 보면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물리치료는 연평균 19.3% 증가했다. 영양제 등 비급여주사제(암환자 제외)에 지급된 보험금도 연평균 20.2% 늘었다.

이외에도 발달지연(59.6%), 재판매 가능 치료재료(48.8%), 여성형 유방증(56.0%) 등의 항목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한 해 이들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은 1조6163억원으로 2018년(7242억원)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에서 가격과 횟수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 과잉진료를 낳는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비급여 도수치료의 가격 편차는 최소 6배(중간가격 10만원, 최고가격 60만원)에 이른다.

실손보험은 매년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적용된 실손보험료 평균 인상폭은 △1세대 6% △2세대 9% △3세대 14%였다.

다만 1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인하를 검토 중이다. 3세대는 내년에도 두자릿수로 오를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연말에 1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보험료 정상화가 불가피하다"며 "1세대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형사 위주로 인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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