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총선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제3지대’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 따르면 이해관계 충돌로 ‘낙준연대(이낙연-이준석 연대)’의 파급력은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신당 창당 실무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창당을) 늦지 않게 결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사진 한 장 찍는 목적이라면 의미가 있지 않다”라고 언급한 것에 이어 탈당 가능성을 더욱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어 그는 제3지대에서 함께할 인물에 대한 질문에는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면 뜻을 모을 필요가 있다”면서 “때가 되면 (이준석 전 대표와도) 만날 것”이라며 이른바 ‘낙준연대’를 가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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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상태에서 오히려 이 전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간의 회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해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회동하는 장면./사진=미디어펜 |
이 전 대표의 러브콜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누구든지 만나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또 그는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는 27일) 탈당한 직후부터는 창당할 것”이라며 “천아용인(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이 함께 탈당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낙준연대가 부상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정치인이 지닌 확장성의 한계를 극복할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최근 거대 양당의 혁신위가 순차적으로 발생한 반윤·반명에 대한 분위기가 제3지대에게 호재로 적용될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에너지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것에 따르면 응답자 중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지 않은 비율이 2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지대가 양당을 외면하고 있는 중도와 무당층을 공략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해당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치권에서는 낙준연대가 ‘이벤트성’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는 총선에서 양당체제에 유리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고, 두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만남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연대해 신당을 창당한다면 따라나서겠다는 민주당 의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싫다고 이낙연을 택할 수는 있겠지만 그 대안이 이준석이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낙준연대를 할 경우) 민주당을 탈당하면서까지 신당에 참여해야 할 명분이 약해져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더 큰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민들로부터 ‘신당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두 분이 회동은 할 것”이라면서도 “신당연대로 이어지는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낙연 전 대표 신당의 기반은 호남이고, 이준석 전 대표가 준비 중인 신당은 대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오는 총선 비례대표제가 병립형으로 회귀될 가능성이 높아 제3지대의 입지도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양당을 택하지 않는) 부동층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례대표가 병립형으로 간다면 사표심리로 결국 유권자들은 양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3지대가) 부동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도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며 낙준연대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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