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인요한 혁신위원회(혁신위)가 제안한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희생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당내에서 빗발치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까다로운 의제도 있지만 (혁신위의) 방향성과 본질적인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 총선기획단은 혁신위가 제안한 혁신, 그 이상의 변화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진행 중이기도 하다"라며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당헌·당규에 따라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관위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될 수 있게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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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월 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러면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김 대표의 거취를 두고 엇갈린 반응도 나왔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소위 당 내 중진이란 분들이 당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언론에 나와 공개적 얘기하고 있다"라며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은 김기현 대표가 당장 물러가는 게 답이 아니고 지금부터 시작되는 공천을 잘해야 한다"라며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천과정을 거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 공천하는 것, 상대를 이기는 공천에 온 힘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가람 최고위원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50% 성공을 얘기하며 절반은 당에 맡기겠다 했다"라며 "혁신안을 만드는 건 속도가 빠를 순 있지만 종합적으로 당에 적용하는 건 오히려 신중하게 해야 한다. 비난을 감수해도 그게 리더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런데 남은 절반의 완성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비판하는 일부 의원 있다"라며 "그저 당대표 물러나라는 거다. 도대체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에 어떤 혁신과 전략 있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의 헌신적 노력에도 우리 당 지도부가 그에 걸맞은 호응 하지 못했다는 세간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라며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과거 혁신이라는 게 백점 아니면 빵점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총선을 앞둔 우리당 혁신 성적표는 백점과 빵점 중 대체 어디 속해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정말 어렵고 힘든 수도권서 국힘 간판 달고 간절한 마음으로 뛰는 정치인에 우리당 지도부가 희망은 되지 못할망정 절망과 원망 대상 돼서야 되겠나. 지금 이자리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구나 혁신위 희생 대한 요구에 대체 답을 내어놨단 말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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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의 3·8 전당대회 당시 공약인 '5560 비전'(당 지지율 55%·대통령 지지율 60%)을 언급하며 "공약을 지키는 길은 자진사퇴 뿐"이라고 압박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는 당 대표 출마시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라며 "그러나 지난주 당 내부 자료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서울 6석을 예상했다고 한다"라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55~60석이 되는 것은 아닌지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라며 "김 대표와 지도부는 총선승리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회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한편, 이날 해산한 인요한 혁신위는 당 지도부에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 권고안을 제출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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