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이보라 기자]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맞물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다가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이면 고금리 특판 경쟁을 벌여왔던 저축은행들도 올해는 수익성과 재무 건정성이 악화되면서 특판 판매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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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맞물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다가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한 결과가 반영된 결과다./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50~3.90%다. 한 달 전 연 3.95~4.05%였던 금리가 일제히 3%대로 하락한 것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진 것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예금의 준거금리인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가 지난 10월 31일 연 4.153%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 5일엔 연 3.91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채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은행들의 채권 발행을 자제했던 금융당국이 10월부터 발행 한도 규제를 폐지하면서 은행들은 수신에 의존해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아도 된 영향도 한몫한다. 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 규제를 폐지한 것은 은행의 과도한 수신 경쟁으로 인한 예금금리 상승을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해 은행권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초 '금융상황 점검 회의'에서 "금융권의 수신 경쟁 심화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수신금리 등 과당 경쟁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금융사) 경영진 면담으로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연말 고금리 예·적금 특별판매 상품도 자취를 감췄다. 저축은행은 예·적금 만기가 집중되는 연말이 되면 수신고를 채우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수익성 악화로 고금리 경쟁을 펼칠 여력이 없는 데다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모까지 줄이면서 수신금리를 올려 무리하게 예금을 확보할 유인도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5%로 전년(5.48%) 대비 1.4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연말 특판 상품이 자취를 감춘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최대 연 6%대 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과 수신 경쟁을 벌여왔다. 이에 올해 3분기 누적 이자 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급증했고, 예대금리차는 3분기 기준 4.9%로 작년 하반기 6% 대비 1.1%포인트나 떨어지며 실적이 악화됐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올 들어 3분기까지 14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20%) 규제까지 받고 있어 역마진을 우려해 대출 규모도 줄이고 있다"며 "고금리 특판을 판매하면서까지 수신을 확보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백지현/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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