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가 사전신고없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접촉한 영화인들을 상대로 경위서 제출을 요청한 가운데 김영호 장관은 12일 “지금은 불요불급한(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접촉에 대해선 대단히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남북관계 상황이 어느 정도 개선된다면 좀 더 전향적인 방향으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통일부가 조총련과 접촉한 영화인들에 대해 경위 파악에 나선 것과 관련해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사전신고를 하거나 사후신고를 하도록 돼있는 만큼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나머지 발언으로 볼 때 이 문제는 남북관계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법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
|
▲ 김영호 통일부 장관./사진=통일부 |
김 장관은 “조총련은 한국법에 따라서 이적단체로 규정돼있다”면서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은) 영화감독들의 경우엔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통일부가 접촉 경위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일본 내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 ‘차별’의 김지운 감독, 재일조선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제작한 조은성 프로듀서에게 영화 제작 과정에서 조총련 관계자와 접촉한 경위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한편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통일부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맨 처음 폭로한 배봉기 할머니를 연구하기 위해 조총련 인권협회 관계자를 만나려고 사전신고서를 낸 ‘위안부 연구자’ 우준하 씨에 대해 직접접촉은 물론 이메일 등을 활용한 간접접촉 요청도 거부한 사실이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한 엄중한 남북관계 상황과 북한이 우리인원의 방북을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국민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야하는 의무 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필수적 사안 중심으로 접촉을 관리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