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내년 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맞춰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미 3~4년치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목표를 높게 설정하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세우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할 계획이다.
1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 세계 선박 누적 발주는 3809만CGT로 전년 동기 4777만CGT 대비 20.3% 감소했다. 선박 수로 봐도 올해 11월까지 전 세계에서 1545척이 발주돼 전년 동기 1811척보다 14.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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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사진=한화오션 제공 |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 역시 감소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11월까지 963만CGT(191척)을 수주해 전년 동기 1575만 CGT(279척) 대비 38.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도 선박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을 2900만CGT로 예상했다. 올해 선박 발주량 추정치인 3850만CGT 대비 27.4%가 감소하는 수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수요는 2021년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도 올해보다 선박 수주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일감을 많이 쌓아놓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내년 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겠다는 것이다.
선사들은 IMO의 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IMO는 2030년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에 따라 올해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선박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IMO의 규제는 지속 강화되는 만큼 선사들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화된 선박을 대체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발주가 필요하다. 이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국내 조선업계가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서 수익성 위주의 수주전략을 펼치는 데에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수주 목표를 채우기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계약하는 경우가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수주 목표 역시 보수적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당분간 고수익 중심의 수주 전략이 업계 전반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환경 선박은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기술력으로 앞서면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수주 선종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주 목표를 채우는 것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수주 목표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로 계약을 하고 있다”며 “향후 꾸준히 흑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내년에도 수익성이 확보되는 수주만 선별적으로 진행하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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