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분열 필패’의 트라우마에 노출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가시화하며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에 더해,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반감으로 집단 탈당 움직임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분당’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낙연 신당’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목소리가 분출되며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중이다.
친명계인 김민석 의원은 연일 이낙연 신당에 “윤석열 검찰 독재의 공작정치에 놀아나고 협력하는 사이비 야당이자 사쿠라 노선”이라면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덕에 평생 꽃길을 걸은 분이 왜 (선거를 앞두고) 당을 찌르고 흔드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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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국회에서 빨간색 넥타이를 맨 박해광 전 경기도 광주시의회 부의장이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왼쪽 세번째)과 함께 '민주당 탈당, 국민의힘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그러자 민주당 내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의원에 대한 성토가 이어져 계파 갈등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윤영찬 의원은 SNS를 통해 김 의원이 과거 대선에서 노무현의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캠프로 옮겨갔던 이력을 언급하며 “(이 사건으로) 김 의원은 김민새(김민석+철새)라는 오명을 쓰고 10년 넘게 정치적 낭인 생활을 했다”면서 “그랬던 김 의원이 어느덧 친명계로 변신해 당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동료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조응천 의원도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민새라는 별칭이 있던 분이 어느새 친명 전사가 돼 있다”면서 “(이 전 대표가 변절자라는 비판은) 셀프 디스”라고 맞받아 이낙연 신당을 두고 계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더불어 이상민 전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의 사당화를 직격하며 탈당한 것에 이어 박해광 전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과 당원 2000명이 집단 탈당함으로써 ‘도미노 탈당’을 부채질해 민주당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박 전 부의장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광주시 당원 2000명과 국민의힘에 동반 입당을 결정했다.
박 전 부의장은 탈당의 변을 통해 “현재 민주당은 서민과 국민의 눈물을 외면하고 이재명 개인의 사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치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민주당을 떠남으로써 민생을 외면하고 최악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는 이 대표와 썩은 부패정치를 단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민주당은 내로남불과 안하무인, 부정부패, 내부 총질의 아수라장으로 변질돼 그 누구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이재명의 사당이 돼 그들의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된 자들과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개딸의 목소리에 (변화의 요구가) 묻히고 있다”면서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현 민주당에 희망이 남아있지 않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이 연일 집안싸움을 이어감에 따라 총선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장재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쇄신의 신호탄을 쏜 반면 민주당은 계파 갈등과 이 대표의 사당화 논란으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탓이다.
또 이재명 지도부에 반감이 표출되며 현역 의원은 물론, 당원의 집단 탈당까지 발생해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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