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최근 소주와 맥주 가격이 연달아 올랐다가, 정부의 쉴 틈 없는 물가 안정 대책에 기업들이 한발 물러서게 된 모양새다.
18일 하이트진로는 내년부터 소주 제품 출고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오는 1월1일 출고분 부터 바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 일반 주요 소주류 출고 가격은 희석식 소주 가운데 참이슬·진로는 기존 출고가에서 10.6% 낮아진다. 과일리큐르는 10.1%,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 등은 10.6%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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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사진=하이트진로 제공 |
하이트진로 출고가 인하는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따른 것이다.
앞서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들은 지난 11월9일부터 출고가를 평균 6.95% 인상한 바 있다.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에 대해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 가격이 올랐다.
지난 17일 국세청은 국산 소주의 기준 판매 비율을 22%로 결정했다.
기준판매비율은 주세를 계산할 때 세금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일종의 세금 할인율이다. 수입 주류에 비해 국산 주류에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종가세 과세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기준판매 비율이 커질수록 과세표준이 작아져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국세청은 국산 소주의 과세표준이 22.0% 할인되면 공장 출고가는 약 10% 정도 싸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 하이트진로 제품 출고가 인하가 결정되면서 롯데칠성음료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날인 17일까지만 해도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새로’ 등 소주 제품의 출고가 인상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연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구체적 인상 시점과 인상율 등은 추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가 아닌, 오는 2024년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출고가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2년여 만인데다, 국내 소주시장 1위 하이트진로가 지난 달 출고가 인상을 단행한 만큼 명분도 충분했다.
18일 하이트진로 출고가 인하가 공식 발표되면서 변수가 생긴 셈이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입장을 재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준판매비율에 따른 출고가 인하에도 소비자들의 체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온다. 음식점에서는 중간 유통상을 거쳐 주류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또 맥주·막걸리는 기준판매 비율 적용 대상이 아니다. 오비맥주는 지난 10월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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