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8조원' 낙관론 나오지만 적자 실적은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이르면 내년 말경엔 상장이 가능할 것이고 기업가치가 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한편, 아직 적자기업인 토스가 증시에 입성하기까지는 ‘9부 능선’을 넘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온다. 한편 토스 상장 관련 테마주들은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사진=토스뱅크


21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토스가 신규상장(IPO)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RFP)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주관 업무를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증권사가 RFP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 설립돼 국내 핀테크(FinTech)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토스는 간편송금 어플을 통해 국내 금융권 전체에 영향을 준 회사로 손꼽힌다. 특히 2015년경 공인인증서 없이도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의 어플리케이션 문법 자체를 바꿔놨다. 

2021년엔 토스증권이 모바일트레이드시스템(MTS)을 내놓으며 ‘해외주식 선물 이벤트’를 전개한 것도 이른바 ‘서학개미’ 확장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애플‧테슬라 등의 해외주식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젊은 세대(MZ) 고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주당 단가가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 소수점 투자를 적극 활용한 점도 MZ세대들에게 주효했다. 토스증권의 개인기준 주식거래 약정대금 시장 점유율을 보면 국내주식은 2%인 반면 해외주식이 19%에 달하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숨어 있다.

그 결과 토스는 현재 보험, 결제 서비스, 증권, 인터넷 은행, 모빌리티 플랫폼, 통신 서비스 시장까지 진출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자라났다. 현시점 계열사만 17곳이다. 토스 상장시 기업가치가 8조∼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존재하는 이유다.

물론 반대편에는 상황을 보다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우선 실적 측면이 그렇다. 당장 올해 3분기만 해도 토스의 누적실적(연결)은 매출액 1조490억원, 영업손실 1847억원, 순손실 1825억원이다. 작년 연간 실적 역시 매출 1조1887억원, 영업손실 2472억원, 순손실 3708억원으로 적자였다.

내년 IPO 시장은 올해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 여파로 인해 적자기업들의 상장 기준점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빠르게 진행된다 해도 토스가 상장을 완수하는 시점은 내년 말경이 될 것이므로 토스의 상장 문턱 역시 올해보다 높아질 확률이 크다. 현재까지는 회사 측도 신규상장 시점 등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주식시장에는 ‘토스 상장 테마’가 이미 만들어졌다. 지난 20일만 해도 이월드(계열사 이랜드월드를 통해 토스뱅크 지분 7.5% 보유)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위시해 한국전자인증(+21.33%), 한화투자증권(+6.49%), 엔비티(+2.60%) 등이 장중 급등락세를 나타냈다. 

단, 이제 막 상장 관련 뉴스가 전해진 단계라 테마 역시 그리 강력하게 형성된 모습은 아니다. 어제 올랐던 종목들 다수가 21일인 이날 오후까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폭이 그리 크진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관련주 투자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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