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여의도 문법이 아닌 5000만 국민의 화법을 쓰겠다" 기존 정치 문법 탈피를 선언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집권 여당 국민의힘의 새로의 구심점으로 등장했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 지휘봉을 잡은 한 장관이 '친윤(친윤석열)-중진(특히 영남권 중진)' 등을 향한 대대적 인적 쇄신의 칼을 휘두를 지 관심이 쏠린다.
한 전 장관은 지난 21일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지명됐다. 당 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장관 추대론이 부상하면서 '한동훈 대세론'이 굳어진 것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맡아 '스타 장관'으로 떠오른 한 전 장관은 이제 국민의힘의 새 사령탑으로 110일 앞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맡게 됐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장관 지명 이유에 대해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 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한 장관은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장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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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놓인 국민의힘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당 안팎에서 보이는 관심 중 하나는, 그가 과연 공천을 두고 당의 인적 쇄신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장 지명 당일인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를 대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이유에 대해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아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라며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 국민의힘을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라고 했다.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여권에는 엄청난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한 전 장관이 총선 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쇄신을 어떻게 이뤄내느냐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가 제시했던 ‘친윤·영남중진’ 등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를 단행할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당안팎에서는 주류 세력인 친윤 그룹이 한 전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도하긴 했지만 한 전 장관이 친윤계, 영남권 중진 의원들과 특별한 접점이 없는 만큼 큰 걸림돌은 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공정한 공천을 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장관의 정치 경험이라든지 이런 측면은 조금 우려되는 바가 있다"면서도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게 오히려 역으로 원칙적으로 접근 할 수 있고, 공천도 원칙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또 다른 의원은 "한동훈 전 장관이 친윤이나 중진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 접점이 별로 없다는 점이 오히려 출발선이 맞는 거다. 우리가 기존의 정치인을 안 모셔온 이유가 그것"이라며 "기존 정치인들은 자기가 신세 진 사람 자기랑 친소 관계 이런 부분에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한 전 장관은 이런 부분이 없으니 오히려 '공평무사'하게 여러 가지 사람의 능력을 보고 (공천)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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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한 한동훈 전 장관.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영남권 중진 물갈이론과 관련해서는 "영남권 의원님들이 반발도 있겠지만 수긍하는 면도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려면 자연스럽게 물갈이는 하는 거다. 왜냐하면 국민들께서 새로운 걸 원하시고 또 그걸 좋아하시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20일 발표한데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 중진을 향한 당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 ‘모름 및 응답 거절’을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27%, 23%였다. 특히 친윤계 및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가 집중된 대구·경북(TK) 지역 응답자의 57%는 혁신안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23%였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응답자 중에서도 55%가 찬성했고 29%는 반대했다.
이번 서울경제·한국갤럽 4차 정기 여론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9%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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