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최근 폐기물 열분해 산업에 뛰어든 석유‧화학업계는 물론 중소 열분해 업계와 430개 환경기초시설 업계들이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독식에 크게 반발하며 환경산업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 환경자원순환업생존대책위원회(이하, 생대위) 간에 3자 협의체 회의가 재개됐다. 이날 회의는 2차 회의로,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주재로 개최됐다.
현장에서는 시멘트 업계와 환경기초시설업계와의 이해관계와 시각 차이가 극명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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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열린 환경부-시멘트-생대위 3자 협의체 2차 간담회에서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이 발언하는 모습./사진=생대위 제공 |
이날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시멘트업계는 제안한 의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하고 생대위에서만 계속적인 상생 균형발전 제안 및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기석 생대위 사무처장은 그간의 경과보고를 통해 생대위는 시멘트 업계와의 갈등에 단초가 된 폐기물에 국한하여 시멘트로 반입되는 폐기물을 쿼터로 제한하는 방법, 종류로 제한하는 방법, 폐기물을 사용한 시멘트와 사용하지 않은 시멘트 등급을 나누어서 폐기물 사용을 줄이는 방법 등을 1차 간담회에서 제안했으나 시멘트 업계는 자신들의 파이를 줄이는 안에 대해서는 일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모두 무산되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시멘트 업계는 오히려 파이를 키워서 7개 시멘트 공장과 430개 환경기초시설 업계가 폐기물의 부족함 없이 고루 사용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여 왔지만 생대위에서는 정부 정책이 폐기물 감량화 및 물질재활용으로 우선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물질재활용으로 사용될 양질의 폐기물까지 부족한 현 시점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폐기물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겠냐며 없는 폐기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방안이기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양 업계의 대척점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부의 노력으로 금번 2차 간담회가 성사 되었고 생대위가 제시하는 상생 방안은 현실에 입각한 합의점을 도출코자 그동안 학계와 전문가들이 시멘트 소성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제안했던 내용들로 채택하여 양 업계의 갈등이 봉합되어 균형 있고 발전적인 환경산업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이며 시멘트 업계 입지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님을 첨언했다.
반면, 시멘트업계 배판술 전무는 “오늘 상생발전 안건의 주제는 상생을 위한 논의 주제가 아니다”라며 시멘트 업계는 국가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해 폐기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파이를 키우거나 물량 확대가 아닌 규제 강화를 가지고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음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생대위는 그동안 다양하게 제안했던 상생 방안들이 시멘트 업계의 일방적 거절로 불발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금번 간담회에서는 실제 시멘트공장 운영에 따른 제도적 미비점을 바로 잡자는 취지로 조기 실현 가능한 의제 중 △현재 자율기준으로 관리되는 시멘트 공장 반입폐기물 중금속 기준 법정검사 전환 △연소 공정의 불완전연소 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분진 먼지 또는 황산화물을 관리하는 총탄화수소(THC)의 TMS 항목 추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보정하는 표준산소농도의 선진국 수준 강화, 한국(13%)→EU(10%) △폐기물 사용량 증가로 사실상 소각로 역할을 하고 있는 예열기의 폐기물처리시설 포함 △양 업계가 동등한 지위에서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함께 상생 할 수 있는 정부 공동 연구용역 추진 등 5가지를 제안하였다.
시멘트 업계는 금번 2차 간담회에서도 별도의 발표 의제도 없이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처리 공정에 대해 생대위가 간섭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입장만을 지속적으로 피력하며 자율기준인 반입폐기물 법정검사 전환 의제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탄소중립 실현과 기간산업의 중요성만을 일관되게 강조하며 모두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생대위는 시멘트 제조업이 폐기물처리 업역을 침해 한 것이 단초가 된 것인 만큼 이를 되돌릴 수 없다면 폐기물처리 시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자는 취지라며 5가지 의제 제안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양 업계 간의 날선 공방이 계속됐고 시멘트업계는 자신들의 업역을 간섭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3자 협의체 참여 불필요까지 운운하였다.
이민석 생대위 부위원장은 “올해 300만톤 정도 사용량이 추정 되는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을 이제는 보조연료가 아닌 ”대체연료“라고 해야 맞고 일본처럼 일정 기준 이상의 폐기물을 사용하는 시멘트 공장은 폐기물 전문처리 시설과 동일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타 업종은 5년마다 각종 환경기준이 강화되어 왔는데 아직도 ‘09년 기준을 적용 받는 시멘트 업계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린워싱 하며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해 영세 재활용업자들을 장악하고 유연탄을 폐기물로 100% 대체를 주장하면서 생대위의 합리적인 제안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게 너무 아쉽다라고 지적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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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기물업계 상생발전 2차 간담회 전경./사진=생대위 제공 |
또한, 이 부위원장은 ”업역 침해는 시멘트 업계가 환경기초시설업계를 침범한 것“이라며 ”현재 국가 자원순환 체계를 무너트리고 시멘트 공장 인근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국가 재앙적 상황이 올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한국고형연료제조사업자협동조합 서유상 이사장은 “시멘트 공장이 과거에 고형연료를 반입 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 시행중인 고형연료 기준을 과거처럼 적용하면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 같은데 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순환자원열분해협회 박승환 회장은 “시멘트 공장에서 유연탄을 가연성폐기물로 대체하는 것이 정말 탄소중립이 맞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시멘트 업계로 인해 정부 육성 정책인 열분해 업계 폐자원이 부족하고 품질 저하로 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환경기술사회 최상보 이사는 “금일 생대위가 주장한 4가지 방안은 모두 관철되어야 하는 시멘트 공장의 법적 사각지대라며, 그 중에서도 총탄화수소 (THC)의 경우 이미 선진국은 14년 전부터 실시간 TMS로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반입폐기물 법정 검사에 이어 이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표준산소 농도 완화로 인해 시멘트 공장의 오염물질이 실상은 더 많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이 맞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예열기가 과거 유연탄을 열원으로 주로 사용 할 때는 크게 문제가 안 되었으나 폐기물 사용량이 급증한 만큼 이제는 체류시간‧길이‧온도 등 폐기물처리시설로 분류하여 예열기 개‧보수 설계에 맞게 소성로 시설도 철저히 변경 허가를 받도록 제도 개선이 되어야 할 시점이 왔다며 환경기술사회의 입장을 정식으로 환경부에 건의 드린다”고 했다.
한국폐합성수지물질재활용협의회 최병웅 회장은 “폐기물 사업을 한지 20년이 넘었는데 허탈감만 남았고 회원사 대부분이 사업을 접으려하고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라며 물질재활용 업계가 고사 직전이니 제발 환경부에서 가장 선순위 재활용인 물질재활용 업계를 반드시 챙겨주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생대위 장준영 위원장은 “금번 사안에 대해서 인내를 가지고 호소하고 요청해 왔지만 전혀 진전이 없었다며 시멘트 업계는 이윤 문제인지 몰라도 430여 환경자원순환업계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생대위가 그동안 인내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반응을 충분히 기다렸다고 생각하며 이번에도 성과가 없을 시 그동안 접촉해 왔던 지역주민, 시민단체, 학계 등을 망라해서 전선을 넓혀 전 국민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하는 등 시멘트 공장 환경문제를 대국민 인식으로 확대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금일 간담회가 양 업계 간의 입장차가 다시 한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으며, 향후 3자 협의체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관련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은 환경부 고유 영역임으로 정부에서 반입 폐기물 중금속 기준 법정 검사 전환하는 것을 비롯해 총탄화수소(THC)를 TMS 항목으로 추가하는 등의 의제에 대해서는 생대위와 협의해 실현 가능한 방안이 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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