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할인, 볼보·테슬라 성장에 설 자리 좁아진 아우디
"아우디, 3위 자리 수성 위해 이미지 회복·경쟁력 제고해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볼보와 테슬라, 아우디가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세 브랜드의 판매량 격차가 크지 않아 어느 브랜드가 3위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수입차 판매 3위는 1만6649대를 판매한 아우디가 차지했다. 테슬라는 1만5439대로 4위, 볼보는 1만5411대로 5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의 판매량 차이는 1210대, 3위와 5위의 차이도 1238대에 불과해 12월 판매량에 따라 최종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아우디는 차종별로 A6 7348대, Q5 1494대, Q3 1174대를 판매했다. 아우디는 BMW와 벤츠의 양강구도 속에서 3년 연속 수입차 3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볼보와 테슬라가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를 높여나가면서 아우디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BMW와 벤츠가 1위 탈환을 위해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아우디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Y를 내세워 아우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테슬라는 상반기까지 9위에 머물렀으나 하반기 들어 토요타, 미니, 포르쉐, 렉서스, 볼보 등을 제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차종별로는 모델 Y가 1만3086대 판매되며 테슬라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어 모델 X가 1257대, 모델 3가 552대 판매됐다.

   
▲ 볼보 EX3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볼보는 '중국 브랜드'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안전의 대명사'로 이미지를 굳히며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 3위 등극을 노리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1만5411대)가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 대수(1만4431대)를 넘어섰고, 최근 9~11월 판매량은 아우디를 앞서고 있다. 볼보는 지난 9월 1555대(아우디 1416대), 10월 1263대(1151대), 11월 1640대(아우디 1392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XC60 5229대, S90 2795대, XC90이 2295대 판매됐다.

아우디와 테슬라 볼보의 3파전은 줄곧 4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의 부진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월 안전삼각대 결함 문제로 전 차종의 출고를 중단한 여파로 1분기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 11월까지 신차등록 대수는 누적 8785대로 1만 대에 못 미친다. 

올해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 1위 대결은 언제나 그랬듯 BMW와 벤츠의 경합이다. 벤츠와 BMW는 매년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 탈환을 위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올해 BMW가 벤츠를 제친다면 2015년 이후 8년 만에 수입차 최강자에 오를 수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BMW와 벤츠의 누적 판매량은 각각 6만9546대, 6만8156대로 BMW가 벤츠를 1400대 가량 앞서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12월 총력전에 들어간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 BMW 뉴 i5 eDrive40./사진=BMW코리아 제공


지난해 벤츠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만1525대로 BMW(7만1713대)에 근소하게 뒤지고 있었지만, 12월에만 9451대를 판매하며 총판매량 8만976대로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BMW는 12월 6832대를 판매해 총판매량 7만8545대를 기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가 모델 Y를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아우디, 볼보와 3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밖에 없고 또 환경부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한 규제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적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면서 몇 년 전부터 이미 인기를 끌고 있다. 토요타와 렉서스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심으로 굉장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내년 실적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우디의 부진에 대해서는 "아우디는 프리미엄카의 이미지가 망가진 것이 실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 3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