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역대 최대치까지 치솟는 등 국내 증시에 다시금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자예탁금과 거래 활동계좌 숫자가 증가하는 점도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다만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어 투자종목‧섹터 선별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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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역대 최대치까지 치솟는 등 국내 증시에 다시금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점차 활기를 회복하며 시장 내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CMA 잔액이다. 지난 22일 기준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CMA 잔고는 총 74조52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CMA가 도입된 2006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작년 말 57조503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9.7%(17조174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계좌 숫자 역시 3591만개에서 3814만개로 223만개 늘어났다.
CMA는 은행 예금과 같은 수시입출금 기능과 이체·결제 기능을 포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증권종합계좌다. 주식계좌의 한 유형으로 보편화된 이후로는 증시 대기성 자금의 하나로 분류된다. CMA 계좌가 양적‧질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트렌드는 곧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심리의 근간에는 내년으로 예상되는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존재한다. 금리인하가 보통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당분간 주식시장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난 가을 코스피가 2500선까지 떨어지며 부진했던 당시 CMA 잔액도 56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은 이러한 해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또 다른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같은 날 기준 52조6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47조465억원) 대비 약 11% 늘어난 수준이다.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 있으면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거래에 사용된 사실이 있는 ‘주식거래 활동계좌’ 숫자도 6917만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거의 모든 데이터가 증시에 대한 낙관론의 확산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덧붙여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완화(10억원→50억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의 심리적 호재가 이어지면서 증시에 더욱 많이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도 좋은 흐름이 예상되는 반도체 섹터, 연초 JP모건 헬스케어 행사를 앞두고 부각 받는 바이오 섹터, 역시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 2024’의 주제인 인공지능(AI)‧로봇 테마에 특히 많은 돈이 몰리는 모습이다.
한국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증시의 경우도 S&P500 지수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일각에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일례로 미 언론사 CNN이 매일 집계하는 공포‧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최근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수준인 79까지 치솟았다. 국내외 증시가 언제 조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소 빠르게 조성된 면이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수정되는 흐름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면서 “성급한 투자보다는 내년 전체를 시야에 넣은 포트폴리오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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