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연체율 13%…금융권 유일 '두 자릿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절차에 돌입하자 금융권 전체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있다. 태영건설 사태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우려는 다행히 아직 낮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지만, 금융권 전체에서 연체율이 가장 높은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를 특히 주시해서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절차에 돌입하자 금융권 전체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견 종합 건설사 태영건설이 부동산PF 대출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 신청에 나선 뒤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를 상당히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가 최근 내놓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제2금융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신용보강 5647억 원, 책임준공 및 단순시공 3582억 원 등 총 922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에서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제2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태영건설 시행 부동산개발 사업장 익스포저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와 건전성 저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중에서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증권으로 규모는 412억원에 달한다. 그 뒤로 하나증권 300억 원, 한양증권 100억 원, 현대차증권 28억 원, 미래에셋증권 23억 원 등의 단기차입금이 각각 대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과 태영건설이 공동으로 조성한 3000억 원 규모 펀드의 만기 역시 내년 3월 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역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한 마디로 ‘우려가 현실로’ 바뀌었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던 것. 특히나 캐피탈과 증권업계의 연체 규모가 커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곤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로 금융권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한 가지 변수는 금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한동안은 고금리 수준에서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우발채무 리스크가 타 건설사들로까지 번질 경우 도미노식 위기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일선 증권사들로선 이번 연말연시를 긴장된 채로 보낼 수밖에 없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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