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네이버가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인기 속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동시에 혹시나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
|
|
▲ 네이버가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 WTS를 연결하자는 제안을 보내 왔다.
증권사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페이지에 입점하는 형태다. 서비스 구축을 마치면 투자자들은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 만으로 주식 매매를 할 수 있다. ‘간편연결’을 통해 증권사 개별 프로그램에 접속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게 된다.
WTS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나 MTS에 밀려 서비스가 종료됐다. 그러나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와 연계를 통해서는 새로운 고객 유치 등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우선 네이버의 손을 잡은 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자기자본 규모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8위 신한투자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 2017년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고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참여를 확정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 한 곳에 그친다.
다른 증권사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회사 고유의 HTS, MTS 등을 통해 확보해왔던 주도권을 플랫폼에 내어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동안 고객 유치를 위해 HTS, MTS 개편에 기울인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거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네이버를 통한 주식 매매가 보편화될 경우 그때가서는 입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뉴스 플랫폼에 언론사들의 뉴스를 제공받아 서비스하기 시작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네이버는 개별 증권사들과 비밀유지서약까지 써 가며 은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면서 “관련 비용 등도 회사마다 다르게 책정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떤 회사가 함께 하기로 했는지, 어떤 조건을 받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면서 “그냥 거절하기엔 뒤쳐질까 우려되고 그렇다고 덥석 네이버의 손을 잡기엔 너무 주도권을 넘겨주는 꼴이 돼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