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744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1.9% 늘어난 것으로 다소 보수적인 수준이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을 예상해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684만4719대) 대비 6.7% 증가한 730만2451대 차량을 판매했다. 양사는 각각 421만6680대(국내 76만2077대, 해외 345만4603대), 308만5771대(국내 56만3660대, 해외 251만6383대, 특수 572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023년 판매 대비  0.6%, 3.7% 증가한 수치를 연간 목표로 내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70만4000대, 해외 353만9000대 등 총 424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국내 53만 대, 해외 266만3000대, 특수 7000대 등 글로벌 320만 대로 설정했다. 양사의 합산 수치로 보면 지난해 판매 대비 1.9% 증가, 2023년 목표 대비로는 1.0% 줄어든 수준이다.

2023년 목표치와 비교하면 현대차는 오히려 7만8000대 줄어든 목표치를 제시했다. 국내의 경우 전년 목표(78만1000대) 대비 9.8% 감소했고, 해외시장의 목표는 전년(354만 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아는 전년(320만 대)과 동일한 목표를 설정했다. 국내 목표치는 전년(58만3000대) 대비 9.1% 감소했고, 해외시장 목표는 2.3% 증가했다.

지난해 양사는 도합 730만 대를 판매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특히 기아의 경우 창사 이래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며 국내 완성차 성장을 견인했지만 두 회사 모두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2023년 목표로 432만1000대(78만1000대, 해외 354만 대), 기아는 320만대(국내58만3000대, 해외 260만4200대, 특수 1만2800대)를 제시한 바 있다.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시장 확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다소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기 침체,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시장 확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작년에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그 실적을 또 뛰어넘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개척이나 영업이익률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보수적인 목표를 설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완전치 않은 상황이고, 미국 대선과 우리나라 총선도 있어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영업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 기반 강화 △권역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 대응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 확보 및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는 △경제형 EV 출시 △커넥티비티 기술 기반 상품성 강화 △PBV 비즈니스 구체화 △수익성 중심 영업 원칙 준수 등을 통해 고객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고 전동화 선도 브랜드의 위상을 공고히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