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 부사장 선임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 성과…유통·레저·로봇 총괄
과거 이라크 등 해외 근무 경험…비스마야 당면 과제
올해 건설업계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계속되는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부터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경영 강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확보까지 일거리가 산적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 능력과 리더십이 중요해진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오너 일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위기 타개에 나섰다. 미디어펜은 ‘건설 뉴오너 시대’ 시리즈를 통해 위기 속 중책을 맡은 오너 일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건설 뉴오너 시대①-한화 건설부문 김동선]'해외건설 구원투수'로 재등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한화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건설부문 해외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해외 시장이 건설업계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또 하나의 중책을 맡은 김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김동선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사진=한화 건설부문, 한화갤러리아


8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이달 1일자로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지난 2017년 옛 한화건설을 떠난 뒤 7년 만의 ‘금의환향’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해외영업본부 소속으로 이라크 등 해외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이후 퇴사 전까지 신성장동력팀장으로 재직했다.

한동안 경영 일선에서 떠나있었던 김 부사장이 그룹으로 복귀한 건 지난 2020년이다. 당시 한화에너지 글로벌 전략 상무로 입사했던 김 부사장은 이후 6개월 만인 2021년 6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겼다.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으로 승마사업 총괄 및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모델 개발을 담당했다.

2022년에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현 한화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으로 발령받으며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한화갤러리아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신규 상장하고, 김 부사장도 기존 신사업전략실과 기획·인사 등 업무를 통합한 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되는 등 역할이 확대됐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에서 주도한 첫 신사업은 외식업이었다. ‘미국 3대 버거’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와 국내 사업권 계약을 체결하며 1호점을 열었다.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도맡았다.

2022년 10월 사업 진출 발표 이후 약 8개월 만인 지난해 6월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는 개점 당시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5억8000만 원이었다. 영업일수(92일)를 고려하면 일평균 약 3900만 원 매출을 올린 셈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앞세운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2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강남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 3·4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파이브가이즈를 통해 아이템 선구안을 입증한 김 부사장의 눈은 로봇으로 향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화그룹 로봇 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전무)으로 전략기획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로봇을 점찍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화로보틱스 지분 32%를 보유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음식 조리와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 복귀했다./사진=한화갤러리아


◆유통·레저·로봇 이어 건설 재도전…시너지 발휘할까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한 김 부사장의 다음 무대는 건설업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임원 등으로 재직하며 그룹 내 유통·레저·로봇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한화 부사장 선임을 통해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이라는 직함까지 추가하게 됐다.

현재 건설업은 PF 우발채무 등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화 건설부문 또한 김승모 대표이사 체제 아래 친환경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그린 디벨로퍼’로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고향으로 돌아온 김 부사장의 첫 번째 과제는 이라크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022년 그룹에서 공을 들여 추진하던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에서 철수한 바 있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던 해당 사업은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기성금을 지연지급 및 미지급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NIC와 사업 재개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는 등 공사 재개를 위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에 따르면 현재 공사비나 공사대금 지급 조건 등 구체적인 실무 사항 관련해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건설부문은 과거 해외 근무 경험을 통해 이라크 내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김 부사장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건설 입사 당시 해외영업본부 소속으로 이라크 현장에서 근무했다.

2015년에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소셜인프라 추가공사 수주 시 NIC 의장을 비롯한 이라크 정부 관계자를 만나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등 이라크 정부 및 주요 기관 관계자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성과를 비롯해 해외에서 경험을 더해 건설업에서도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전체 사업분야 중 해외사업 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경우 그룹 내에서도 관심도가 높고, 해외사업 중에서도 핵심 프로젝트인 만큼 김 부사장의 경험과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