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미디어펜 조우현]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3년 이내에 시가총액 200조 원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 사장은 8일(미국시간)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질의응답을 통해 “현재 시총이 100조 원 정도 되는데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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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SK하이닉스 AI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장에서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이어 “내부적으로는 기술을 잘 개발하고, 투자 효율성 극대화하는 동시에 재무건전성을 건전하게 가져간다고 한다면, 최선을 다해서 지금의 2배 정도 올리는 노력을 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고 도전해 보려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22년 1월 상장 당일 시총 2위에 등극하면서 1년 11개월 동안 3위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의 주가가 4.19% 오르면서 2위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SK하이닉스는 시총을 2배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시총 2위라는 자리를 탈환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상당했다.
지난 2022년 사장 자리에 오른 곽 사장은 승진 후 ‘반도체 업황 둔화’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3조4020억 원의 적자를 낸 후 2분기(2조8820억 원), 3분기(1조7920억 원)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들을 겪고 있다”며 “거시 환경이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빨리 바뀌워 왔다”고 진단했다.
또 “AI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런 것들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에 대한 과제가 눈앞에 있다)”며 “여기에다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기술에 기반 한 제품 생산 뿐 아니라 ESG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곽 사장은 장밋빛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이런 도전 과제들은 우리를 더 성장시키는 자극제가 되고 있고. 그런 것들을 잘 대응하는 회사는 성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더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업계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램과 낸드에 대한 감산 정책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 시황이 개선돼 수요가 많은 제품들은 최대한 생성하고, 수요가 취약한 부분은 공급을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낸드의 경우 시황 개선 속도가 느리게 보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 같다”며 “제품 별로 차별을 둬서 시장에 수요가 좋으면 풀고, 약한 부분은 생산을 줄이는 쪽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부진을 면치 못했던 SK하이닉스가 HBM을 통해 또 한번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꾸준하게 기술적 투자를 하며 성장해왔다는 점, 또 한 가지는 고객들과의 밀접한 의사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의 고성능 제품으로 분류된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HBM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향후 HBM과 관련된 내부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HBM을 더 가속화 시키는 전략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저희가 계속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일각에서 HBM 시장에서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경쟁사가 얼마나 따라오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얼마만큼 잘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점유율이라고 하는 것은 제품마다 특성이 있고, 그 시점에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곽 사장은 “AI 시스템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메모리에 대한 고객의 요구사항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각 고객에게 특화된 AI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Custom Memory Platform)’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가 미디어데이를 연 건 지난 2012년 SK의 식구가 된 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곽 사장은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중요성 높아졌고 SK하이닉스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 반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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