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을 추구하던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10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이재명 지도부의 ‘폐해’를 꼬집으며 혁신에 실패한 민주당을 떠나 신당 창당 및 제3지대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명계의 잇따르는 탈당으로 민주당의 분열이 본격화돼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도 타격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원칙과 상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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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사진 왼쪽부터)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이 1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다만, 원칙과 상식 4인방(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중 윤영찬 의원은 막판에 민주당 잔류를 결정했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이던 친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의혹으로 윤리 감찰을 받게 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칙과 상식의 탈당은 이재명 지도부가 이들이 제안한 ‘혁신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이들은 민주당이 팬덤 정치와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꼬집으며,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이재명 지도부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촉구했다. 이는 비명계의 구심점으로 알려지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요구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비명계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였던 정세균 김부겸 등과 연쇄 회동하며 비명계 탈당 명분 약화에 집중했다.
이에 조응천 의원은 전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결단을 요구했지만, (당으로부터) 끝까지 답을 못 들었다”면서 “당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재명 지도부가 민주당의 혁신은 물론, 비명계의 탈당마저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비명계의 요구를 방치한 표면적 이유는 지난 2일 이 대표에게 발생한 정치 테러로 알려진다. 불체포특권 가결 사태 당시 비명계의 반란을 ‘병상 정치’로 진압했던 만큼, 비명계가 입원한이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전날 친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과 문자를 통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징계를 논의했음이 알려져 표면적 사유가 정당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사실상 이 대표가 병상에서 당무를 보고 있었던 것으로, 건강상 문제로 비명계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비명계의 탈당을 방치해 계파 갈등과 분열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원칙과 상식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가 분열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계파 통합을 위한 이재명 지도부의 리더십이 부재했다고 꼬집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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