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비명계의 구심점으로 알려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지도부 체제의 민주당이 방탄 정당이자, 1인 정당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하면서 신당 창당과 제3지대와 협력을 통해 현 양당체제의 폐해를 타파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의 행보를 응원하기 위해 기자회견 한 시간 전부터 밀집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가 등장하자 일제히 “이낙연”을 외치며 이 전 대표의 결단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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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지지자들의 환호 속 등장한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들락날락했지만 저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면서 "그렇게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며 오랜 고심 끝에 탈당을 결정하게 됐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며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면서 탈당을 결심하게 된 사유를 언급했다.
또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며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면서 이재명 지도부 체제하 이른바 ‘개딸’과 같은 악성 팬덤 정치에 대한 싫증을 나타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본래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면서 “무능한 정권과 타락한 정치가 각자의 사활에만 몰두하며 국가의 위기를 심화시킬 뿐, 국가 과제의 그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 정치의 실태를 꼬집었다.
더불어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윤석열 정권의) ‘검찰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검찰 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며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당의 성공으로 양당정치 체제를 종식해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과 야권 연대에 대한 구체적 방법과 시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앞서 민주당을 떠난 원칙과 상식 3인방(김종민, 이원욱, 조응천)은 물론 제3지대와 언제든 협력할 수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 129명은 이날 이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 전 성명서를 통해 “이 전 대표가 이 대표가 피습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도 민주당을 떠난다고 한다”며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 이름으로 누리고도 탈당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낙연을 키운 민주당을 기억하길 바란다. 정권교체를 위한 길이 어떤 쪽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기 바란다”라며 이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 명분을 흔들어 ‘이낙연 신당’의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만류 메시지에 대해 “제가 그분들 처지라면 훨씬 점잖고 우하게 말했을 텐데 아쉽다”면서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에 변화를 위해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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