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원가 상승에 직면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상승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요 부진이 겹쳐 인상 적용 여부도 미지수다. 업계 내에서는 상반기까지 수요가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실적 부진까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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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공장./사진=포스코 제공 |
◇철광석·제철용 원료탄 가격 ‘고공행진’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9.4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2% 상승했다. 지난해 가격이 가장 낮았던 5월(97.35달러)과 비교하면 33% 올랐다. 올해 들어 철광석 가격은 톤당 130~140달러 대를 기록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6일 기준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337달러로 1년 전보다 8.4% 상승했다. 지난해 최저점이었던 7월(221.5달러)보다는 52.1% 높아졌다.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은 쇳물의 원료다. 이에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 변동에 따라 원가도 달라진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철강 수요 증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철강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의 수요가 증가했다. 반면 공급은 늘어나지 않으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원가가 올라가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포스코는 올해 1월 열연강판과 냉연도금재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 역시 열연강판과 냉연도금재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상승하면서 철강업계 내에서 연초부터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고객사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철강업체들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에도 수요 부진이 발목 잡을 듯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주요 철강재 가격 인상을 발표했지만 수요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특히 전방산업의 부진이 철강 수요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경기 침체와 자동차 수요 둔화까지 예상되고 있어 전체적인 철강 수요는 부진할 전망이다.
국내산 철강재보다 가격이 낮은 수입 철강재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철강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입 철강재까지 늘어난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판매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산 철강재뿐만 아니라 엔저 현상을 등에 업고 일본산 철강재까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해 872만8000톤이 수입됐다. 이는 전년 대비 29.2%가 늘어난 것이다. 또 일본에서도 560만7000톤이 국내로 들어와 전년 대비 3.1%가 증가했다.
업계 내에서는 철강 수요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4분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업계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에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체에서 가격 인상을 발표하더라도 수요 부진이 나타나면 일부 인상에 그치거나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요가 살아나야 철강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시황을 보면 올해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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