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세가 금리 인상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난해 대비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증대 등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대중화 선도를 위한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복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는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4년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양 실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에 대해 "지난해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이 정상화되며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실현됐고, 인도 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며 회복세를 견인했지만 올해는 주요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과 금리인상 영향이 상반기에 집중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 양진수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이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리뷰 및 2024년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자동차기자협회 제공 |
양 실장은 " 대기 수요가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시장의 흐름은 결국 경기 흐름과 연동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연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산업수요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8412만 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9.2% 증가한 지난해에 비해 조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지역별 자동차 시장 수요는 미국 1592만 대(전년 대비 2.0%↑), 서유럽 1498만 대(2.7%↑), 중국 2209만 대(0.7%↑), 인도 428만 대(3.5%↑) 등으로 예상됐다. 그는 "공급 정상화로 회복세는 지속하겠지만 고금리와 경기둔화 영향으로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국내는 전년 대비 약 2% 감소한 167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중심 라인업 확대에 따른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기수요 소진과 고금리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증가율은 전년 대비 둔화한 24.6% 수준으로 총 1646만 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양 실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 둔화,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 중국 자동차 업체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통한 차별화 확대라는 4가지 특징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기차(BEV)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을 유지하겠지만 미국과 서유럽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 전기차 시장이 주요 업체들의 가격 인하와 저가형 모델의 출시 확대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여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위해서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의 '합리적 가격' 달성이 필수적인 만큼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실장은 "OEM은 가격을 낮춰야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 이슈"라면서 "작년부터 나타난 가격 경쟁의 국면이 재고 증가에 의한 일시적인 경쟁이 아닌 대중화를 누가 주도할 것이냐를 따지는 머리싸움의 단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년, 그 후까지도 '합리적 가격(Affordable Price)'이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적어도 전기차 부문에서는 중국의 경쟁력을 글로벌 메이커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저희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중국을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주요 업체들이 커넥티드카 서비스,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구현을 통한 상품성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실장은 "AI 등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폰 등 IT 디바이스와의 '끊김 없는' 차량 내 사용자 경험(In-Car UX),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업체 간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면서 자율주행과 관련해서는 "주요 업체들이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서비스 지역 확대를 중심으로 양산차 적용 가능성을 높인 2~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