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한국의희망 당명 고집 아닌 가치와 비전 제시…주도권 싸움 아냐”
제3지대 “양향자 요구 존중…단일통합정당 공감대 형성 통합 중단 안 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양당정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제3지대의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이들은 이념 차이를 조율한 단일통합정당을 구성해 오는 총선에서 거대 양당에 맞설 방침이다. 제3지대 통합 시점은 1월 말 또는 2월 초로 알려진다.

그러나 전날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 구성 조건으로 한국의희망 당명과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가치를 수용해 줄 것을 요구함에 따라 이들의 통합 행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 대표의 요구가 자칫 제3지대 주도권 싸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해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날 오후 양 대표가 SNS를 통해 “우리는 과거 세력처럼 당명, 당직, 비례대표 순번 등을 가지고 다툴 마음은 없다”면서 “(다만) 과학기술을 향한 미래 비전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해명함에 따라 제3지대 빅텐트 구성을 위한 걸림돌이 해결된 것으로 파악된다.

   
▲ 1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사진 왼쪽부터)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손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양향자 “몽니 아닌 비전과 가치 지키는 것…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아”

양 대표는 19일,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양 대표의 요구로 제3지대 통합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당명을 고집해 (제3지대가) 삐걱 거린다. 몽니를 부린다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저희는) 지난 4년 동안 한국의희망 이라는 당명에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비전과 가치를 담아냈다”며 단순히 당명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제3지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대표는 당명 수용을 강조한 것은 주도권 싸움의 목적이 아닌, 제3지대의 빅텐트가 총선을 위한 일회성 정당 대신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플랫폼을 가지고 100년을 바라볼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의도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양 대표가 당명 수용을 촉구하기 이전 제3지대 관계자들에게 한국의희망 창당 배경을 비롯해 가치와 비전을 충분히 설명했고, 이들과 사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도 전했다.

제3지대 “한국의희망의 ‘비전’ 존중 논의 가치 있어”…물밑 접촉도 원활

실제 양 대표의 요구로 빅텐트 구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와 달리 제3지대는 물밑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국의희망의 과학기술 분야의 정책은 개혁신당의 것으로 그대로 쓰겠다고 할 정도”라며 “(양 대표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대표의 비전과 정책에 있어 협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지는 않는다”며 과학기술 분야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희망이 오는 20일 예정된 개혁신당의 중앙당 창당대회 준비까지 도와주고 있다”고 밝히며 제3지대 간 소통과 대화, 협력에 문제가 없다고도 말했다.

금태섭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는 새로운정당 관계자도 “제3지대에서 단일통합정당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특정한 조건을 내밀며 빅텐트가 된다 안 된다 결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우리의 기조와도 차이가 있다”면서 “그것 때문에 제3지대 (빅텐트) 논의가 중단될 것이라고는 해석하지 않는다”라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물밑에서 빅텐트 구성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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