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 세 친구 사이 일어난 익사(溺死) 사고

2023년 10월 11일 오후 2시 20분경, 경남 거제도 옥포항 바닷가에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 전화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가 바다를 수색해 남성을 건져 올렸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사망한 이는 50대 윤상훈(가명) 씨. 현장에는 상훈 씨의 지인 정병석(가명) 씨와 이준태(가명) 씨가 함께 있었다. 신고자 이 씨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훈 씨가 병석 씨에게 누가 수영을 잘 하는지 내기를 하자며 옷을 벗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전날 밤 거제에서 만나 사고 직전까지, 병으로 치면 소주 22병을 나눠 마셨다는 세 사람. CCTV에 상훈 씨가 스스로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드는 장면이 포착됐고, 몸에서 별다른 외상도 발견되지 않아 사망원인은 익사로 추정되었다. 상훈 씨를 뒤따라 물에 뛰어들었던 지인 병석 씨도, 상훈 씨가 금세 보이지 않아 구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만취 상태에서 무모한 객기로 벌어진 단순 사고였던 걸까? 그런데 수사에 나선 해경에 뜻밖의 첩보가 입수됐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


▲ 엇갈리는 진술과 수상한 관계

"이 씨가 술자리 상석에 앉아서 왕초처럼 굴고, 상훈이가 이 씨한테 말을 높이고 '네, 형님' 이랬다고 하더라고." - 故 윤상훈 씨 지인

부산에 거주하던 상훈 씨와 지인 병석 씨가 사건 전날 거제로 오게 된 게 지인 이 씨의 호출 때문이었는데, 이 씨가 상훈 씨에게 물에 들어가 수영하라고 지시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창원해경이 전담반을 꾸려 두 달간 수사를 벌인 결과, 상훈 씨가 자신보다 8살이나 어렸던 이 씨에게 평소 감시와 폭행을 당해왔고, 기초생활수급비도 갈취 당해온 내용이 확인됐다고 한다. 결국 과실치사 및 강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이 씨.

"평소에 칼이나 몽둥이를 갖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물에 들어가라고 해도 얼마든지 거부할 수 있잖아요?" - 피의자 이 씨 가족

하지만 이 씨와 그의 가족들은 억울해하고 있다.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 친해진 세 사람 사이 형, 동생 하던 호칭이 그때 그때 바뀐 것뿐이고, 장난과 사소한 다툼이었을 뿐 폭행이나 감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갈취했다는 돈도 함께 먹은 술값을 두 사람이 내지 않아 이 씨가 계산하고 나중에 돌려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 씨는 그날 상훈 씨에게 물에 들어가라고 지시한 바가 없어, 상훈 씨의 죽음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 유일한 목격자가 전하는 진실은?

수사 결과에 대해 불신하는 이 씨 가족은, 이 모든 게 현장에 있던 정병석(가명) 씨가 증언을 뒤집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평소 이 씨가 병석 씨를 형이라 부르며 잘 챙겨왔고, 병석 씨가 고시원비와 병원비가 없다고 할 때 돈도 빌려줬다는 이 씨 가족. 그런 병석 씨가 '상훈이가 내기를 하자며 먼저 물에 들어가자고 했다'는 초기 진술을 뒤집어, '이 씨가 물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똑바로 얘기 안 했다는 그 생각에 진짜 많이 울었어요… 상훈이가 꿈에 나타나가지고 계속 안 좋은 얼굴로 있었거든요." - 목격자 정병석(가명) 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오랜 설득 끝에 카메라 앞에 선 정병석 씨. 50대의 나이에 고시원에서 알게 됐지만, 누구보다 가까이 지냈던 친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털어놓은 옥포항 익사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또 세 사람 사이 관계의 실체는 무엇이며, 이 씨의 숨겨진 과거와 정체는 무엇일까?

오늘(20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거제 옥포항 익사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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