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그간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완구와 학용품 등 어린이용품이 다수 발견되는 등 어린이용품 안전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환경부가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어린이용품 시장을 구축하고자 중소기업이 환경유해인자 관리를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술·재정적 지원을 추진한다.
|
|
|
▲ 어린이용품 자가관리 지원사업 안내./사진=환경부 |
환경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오는 22일부터 2월 23일까지 '2024년 어린이용품 자가관리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어린이용품 자가관리 지원사업은 어린이용품 제조·수입 사업자가 환경유해인자 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환경유해인자 저감을 위한 자가관리계획 수립과 이행, 친환경 디자인 방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처음 시작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591개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환경유해인자 대상은 '환경보건법' 제24조제1항에 따라 지정·관리 중인 노닐페놀, 트라이뷰틸 주석(TBT) 등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 263종이다. 환경부는 이 중 다이-n-옥틸프탈레이트(DNOP), 다이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 트라이뷰틸 주석(TBT), 노닐페놀 등 4개 물질을 어린이용품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어린이용 플라스틱 제품에 적용되는 DNOP, DINP는 아이들이 입으로 빨거나 손으로 만질 때 노출되는 양인 '전이량'을 고려해 설정된 제한기준을 지켜야 한다. 목재 제품과 잉크 제품에 각각 사용되는 TBT와 노닐페놀은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취급제한 물질로 법상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 해당 물질이나 그 물질을 0.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을 사용할 수 없다.
지난 2021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제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되는 프탈레이트(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대사체)의 MEHHP, MEOHP, MECPP, MnBP 등 성분이 모든 연령대에서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유아, 초등학생이 미국의 영·유아, 초등학생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표적인 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는 전 연령 모두 제3기 조사에 비해 감소했지만, 제3기 조사에서 영·유아에게서 가장 높은 농도(2.41㎍/L)를 보였다가 3년 뒤인 제4기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에게서 가장 높은 농도(1.44㎍/L)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은 "어린이는 단위체중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약 2~3배 높으며, 영유아의 경우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 같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의 몸속 노출 수준이 더 높은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어린이 등 민감계층의 활동 공간과 사용제품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동영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도 "현행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영·유아용 기구·용기·포장 제조 시 비스페놀A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시판 중인 영·유아용 기구·용기·포장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체인 '어린이용품 환경보건 시장감시단'을 발족하고, 어린이용품 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등을 실시해 오고 있다.
환경부는 선정된 기업에 △단계별 환경유해인자 저감·관리 방안 마련 △환경유해인자 함유량 시험·분석 △어린이용품 환경안전관리제도 교육 등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비대면 어린이용품 환경안전 상담센터를 신규 운영해 계획 이행에 필요한 기업 상담을 상시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신청 대상은 어린이용품을 제조 또는 수입 하는 중소기업으로, 환경부는 서류평가 등을 거쳐 총 30개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어린이용품 자가관리 지원사업은 환경유해인자를 관리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이행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을 폭 넓게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어린이용품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해 어린이용품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