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철거를 지시한 평양시내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비가 이미 사라진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전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기념탑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념탑은 김정일 시대인 2001년 평양 남부 고속도로에 설치된 것으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의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 1980년 10월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회의에서 제시된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 대단결 10대 강령‘ 등 김일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탑의 형상은 남과 북의 여성들이 한반도 지도를 높이 쳐들고 있는 모습으로 건축됐으며, 높이 30m와 가로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하는 61.5m로 만들어졌다.

NK뉴스는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위성사진에 포착됐던 기념탑이 이날 이후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제14기 제10차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남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입장을 새롭게 정립하라”며 헌법 개정과 실무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이날 평화통일을 위한 관련 단체 정리, 북방한계선 침범 시 전쟁도발 간주, 남한을 철저한 타국·가장 적대국으로 규정짓기 위한 법률 대책, 전쟁 시 대한민국에 대한 완전 점령 및 편입, ‘삼천리금수강산’ 등 동족을 나타내는 낱말 사용 금지, 헌법에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표현 삭제를 지시했다. 

또 김 위원장은 경의선 북측구간을 회복 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고, 평양 남쪽 관문에 서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해서 우리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리라고 했다.

이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30일 폐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구 꽌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