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부터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확대 적용된다. 이에 5인 이상 사업장 83만 7000곳이 새로이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는 사업장들은 더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이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해당 법은 문재인 정권 당시인 2021년 1월 공포 후 이듬해 1월부터 시행됐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2년의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이 유예기간이 종료되어 27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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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재해 발생 시 안전과 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으로까지 확대 적용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확대 적용에 앞서 중소기업들이 준비 부족을 호소함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2년 추가 유예를 추진했지만,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추가 유예기간은 불발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새로 중대재해처벌법 테두리에 들어오는 사업장은 83만 7000곳이며, 종사자는 800만 명에 달한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개인사업주 역시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법은 업종과 관계없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가 잦은 제조업·건설업 사업장을 포함해, 재해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음식점, 빵집 등 서비스업 사업장이나 사무직만 있는 사업장도 대상이 됐다.
노동계는 이번 중대재해처벌법의 전면 적용으로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2년의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50인 미만 사업장 중 아직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많아 중소기업계에서는 현장 혼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이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준비가 덜 된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 2년간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법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5인 이상 사업장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50인 미만 기업의 조속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83만 7000 곳 전체에 대한 산업안전 대진단, 소규모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안전보건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공동안전관리자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수사 대상 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강화도 노력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특히 생존을 위협받는 영세기업들에게 필요한 지원 조치도 다각적으로 강구한다"며 "50인 미만 기업들이 최대한 빨리 스스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추가로 유예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막판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고,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2월 1일)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