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내 보험모집시장은 대면채널이 주도하고 있는 구조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회사, 플랫폼,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모집시장 참여자는 건전한 경쟁을 통해 보험상품과 서비스 전달 방식을 혁신함으로써 모집시장의 효율성 및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고 산업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2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보험산업 과제: ③ 모집시장의 효율성 및 고객가치 제고'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과거 전속설계사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GA와 방카슈랑스채널 등 비전속채널에 대한 판매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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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여러 보험사 등 금융·증권회사가 밀집해 있는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GA의 대형화와 함께 자회사형 GA 설립이 증가하면서 GA채널이 모집시장의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잡았다. 최근 10년 동안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했다.
대면채널 중심의 모집시장에서는 대면 판매인력 확보가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각 영업조직은 고객접점 확보를 위한 혁신적 노력보다는 설계사 채용과 영업조직 유지에 회사의 자원을 상당 부분 배분하고 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 확보를 위한 회사 간 과열경쟁은 영업조직 운영비용 증가로 이어져 모집시장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매출 확대를 동반하지 않은 판매인력 충원은 영업조직의 생산성 하락을 유발하며, 모집시장의 과열경쟁에 따른 설계사의 잦은 이직은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불완전판매나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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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보험연구원 제공 |
특히 판매자가 여러 보험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판분리 환경에서는 판매자가 중립적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나 지금까지는 이를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취약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당국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보험모집 제도 마련과 제판분리 환경 및 모집시장에서의 GA채널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시범운영, 보험계약 비교안내시스템 구축 및 시행, GA채널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정책 등을 추진 중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일련의 모집제도 변화는 소비자 편익 증진과 건전한 모집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금융당국은 제도운영 과정에서 발생될 문제점들을 예의주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 시행 이후 알고리즘 편향에 따른 부적합한 상품 추천, 개인정보보호 문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일한 불공정 경쟁행위 발생 여부 등 소비자보호와 공정경쟁 측면에서의 부작용 상시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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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보험연구원 제공 |
또 그는 "금융당국은 비전속채널 및 GA채널 중심으로 모집시장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상품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GA의 규모와 모집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 중심의 모집정보가 제공됨에 따라 공급자의 변화 특징과 문제점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회사, 플랫폼, GA 등은 가격경쟁을 넘어서서 소비자들의 숨겨진 욕구를 포착해 이들의 실질적 효용을 높이기 위해 경쟁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고 이들과 장기적으로 긍정적 관계를 형성·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