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근로자들이 출퇴근하다가 다쳤을 때 산재보험으로 보상하는 구체적 방안이 조만간 윤곽을 드런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사·공익대표로 이뤄진 산재보험 정책전문위원회가 21일 열려 출퇴근 재해의 산재보험 도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는 노동개혁 과제의 하나로 추진된다.

정연택 충남대 교수가 발표한 발제자료에 따르면 저소득 근로자가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보호가 먼저 이뤄지고, 승용차 출퇴근 산재보험은 보다 늦게 시행될 전망이다.

1단계로 버스, 지하철, 철도, 도보, 자전거, 택시 등에 대한 출퇴근 산재보험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카풀(Car Pool) 등은 2단계로 검토될 전망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저소득 근로자 보호 차원에서 소규모 사업장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대기업의 보험료 납부 능력이 더 크기 때문에 대기업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동차보험과의 중복 지급 문제는 ▲ 자동차보험에서 먼저 보상하면 이를 지급하는 안 ▲ 자동차보험의 지급액을 공제하고 보상하는 안 ▲ 자동차보험과 분담하는 안 등이 검토된다.

11대 교통사고 중대과실 등 피해자 본인의 과실이 큰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50% 이상 줄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출퇴근 산재보험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행 1년차 3555억∼4348억원에서 수급자 증가, 보험금 상승 등으로 매년 늘어 15년차에는 6647억∼81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재원 마련을 위해 산재보험 및 산업안전기금에 별도의 계정을 설치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근로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지우지는 않을 방침이다.

고용부는 다음 달까지 노사와 집중적으로 논의해 출퇴근 재해보험 도입에 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출퇴근 재해가 산재로 인정되면 지난해 일어난 송파 세 모녀 자살과 같은 비극적인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 세 모녀의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했지만 퇴근 중 빙판길에 넘어져 다치는 바람에 실직,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두 딸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