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수호 기자]세계 각국이 순환경제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장 맞춤형 정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자원 무기화가 심화되고 선진국 중심의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가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해가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31일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력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설비 증설과 석탄 사용 억제 등으로 인해 세계 석탄화력 발전량을 초과해 최대 발전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만 해도 석탄화력이 1만427테라와트시(TWh)로 세계 발전량의 36%를 점유했고, 신재생에너지가 8599테라와트시로 세계 발전량의 30%를 차지했는데 2년 만에 점유율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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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신재생에너지 연료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량 수수./사진=블루오션산업 제공 |
이에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료자원으로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각종 부산물(폐기물)을 순환자원(유가물)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넓혀, 발전사업자들과 제조업체들이 계획적으로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중 일본에서는 정책적 혜택과 연구지원 등을 통해 발전사업자가 화석연료를 대신해 다양한 농림부산물(목재펠릿, 작물줄기 등)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농림부산물의 경우 석탄보다 화력이 떨어져 발전사의 채산성 유지가 쉽지 않은데 일본 정부가 각종 정책적 혜택을 통해 에너지화가 가능한 농림 신품종 연구개발(R&D)을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키가 크고 대가 굵은 수수를 개량해 알곡과 잎은 사료로, 줄기는 발전사업자의 연료로 사용하는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가 소득원 창출 및 소득 증대와 버려지는 농림부산물의 에너지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량이 오는 2030년 25%를 목표로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해 이를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재생에너지 자원 종류와 물량 모두 부족한 가운데 목재펠릿과 폐합성수지 등 사용량이 많은 자원 가격이 고평가를 유지하고 있어 사용자들이 채산성을 맞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하기에 조만간 국내외서 자원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선 정책적으로 자원 종류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른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국내에 신속하게 도입하고 연구를 통해 자원 종류를 늘려야만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1일부터 ‘폐기물 자원 순환경제 규제특례(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정부가 발전사업자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 의무사용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실적인 정책이 설정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다양한 농림부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등 신속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신재생에너지 자원 종류와 물량이 늘어나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 맞춤형 정책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외화를 벌어서 신재생에너지 자원 수입을 위해 외화를 내보내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올해부터 순환경제 규제특례 제도가 시행된 만큼 신재생에너지 자원 종류와 물량이 신속하게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댐 수해목 자원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단순 폐기물로 여겨지던 수해목이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인정받은 만큼 연료가치가 있는 다른 부산물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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