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이 2년 연속 신년 기자간담회를 패싱 한 상황에서 신년 메시지를 선점함에 따라 ‘차별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 비판에 힘을 실으면서도 당 현안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향후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약 1시간 동안 신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지난 2년을 비판하면서 초저출생, 한반도 평화, 기후 위기 문제에 해법을 내고 정책 경쟁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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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지난 2년간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며 “권력투쟁에만 몰두하는 정부여당이 민생경제와 평화, 인구에 위기를 또 민주주의를 약화시켰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이 9번째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과,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대국민 소통을 외면하고 이념전쟁에 집중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당면한 기후 위기를 대처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재생에너지 기반을 구축해 ‘RE100 코리아’로 나아가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초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아동수단’의 확장 정책인 ‘출생 기본소득’을 제안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 간 핫라인 복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앞서 이 대표는 신년 기자간담회를 위기 탈출 기회로 삼은 바 있다. 지난해 사법리스크가 정점에 달할 당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사법리스크가 아닌 ‘검찰’리스크라고 반박하며 지지층을 결집해 반격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도 신년 메시지를 선점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의 ‘불통’을 부각하고 오는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단, 이 대표가 한 시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 비판에는 청산유수인 반면, 당면한 현안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갈팡질팡하고 있는 현안인 선거제 개편과 계파갈등 문제에는 ‘소방수’ 역할보다 관전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총선 70여 일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거제 개편이 확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에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 총선 승리를 위해 선행조건으로 꼽히는 ‘통합’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경쟁은 갈등을 수반하기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관위로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가 신년 메시지로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에 나섰지만, ‘선택적’ 소통의 한계로 중도 외연 확장 등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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