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가구 모집에 62건 신청…평균 경쟁률 0.35대 1 불과
국평 5억 육박 분양가 패인 꼽혀…통학·인프라도 단점
'법정관리 졸업' 남양건설, 미분양 물량에 휘청일 수도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남양건설이 전남 장성군 일대에 공급하는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가 고분양가로 인해 수요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최근 건설업계가 유동성 위기로 곤혹을 치르는 가운데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빚은 남양건설의 재무구조도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 청약접수 경쟁률./사진=한국부동산원 청약홈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는 지난 6~7일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총 175가구 모집에 62건 신청에 그치며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전용면적 84㎡B 타입을 제외한 모든 평형이 미달됐다. 타입별 미달 가구수는 △80㎡A(36가구) 31가구 △80㎡B(16가구) 10가구 △84㎡A(34가구) 18가구 △84㎡C(34가구) 29가구 △84㎡D(37가구) 26가구 등이다.

대규모 미달 사태 원인으로는 높은 분양가가 지적받는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의 분양가는 △80㎡A 3억6410만~4억3670만 원 △80㎡B 3억6600만~4억3870만 원 △84㎡A 3억8870만~4억6240만 원 △84㎡B 3억8680만~4억6030만 원 △84㎡C 3억8450만~4억5790만 원 △84㎡D 3억8920만~4억6290만 원에 형성됐다.

발코니 확장비와 추가 선택품목을 모두 포함한 가격은 타입별 최고가 기준으로는 △80㎡A 4억7160만 원 △80㎡B 4억7370만 원 △84㎡A 4억9810만 원 △84㎡B 4억9590만 원 △84㎡C 4억9340만 원 △84㎡D 4억9860만 원이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의 경우 5억 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2022년 9월 분양해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인근 '장성 바울루체'의 같은 평형대의 분양가는 2억9690만~3억1709만 원에 책정됐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와 비교하면 최고가 기준 1억5000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 '남양 장성휴튼 리버파크' 동호수 배치도. 101동 3·4호, 102동 3호 라인, 103동 3호 라인에서는 황룡강 조망이 불가능하다./사진=분양 홈페이지 갈무리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와 약 600m 떨어진 위치에 2020년 12월 준공된 '대흥엘리젠'의 경우 지난달 84㎡(13층) 매물이 2억8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 84㎡ 최고 분양가 대비 2억 원가량 저렴한 금액이다.

이와 같이 높은 분양가는 황룡강 조망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부 가구에서만 누릴 수 있다. 단지 동호수 배치도를 살펴보면 101동 3·4호 및 103동 3호 라인에 배치된 80㎡A·B 타입(52가구)을 비롯해 102동 3호 라인에 배치된 84㎡D 타입(19가구)의 경우 황룡강 조망이 불가능하다.

배정 학교가 원거리에 있어 도보 통학이 어렵다는 점도 학부모 실수요자에게 고민거리다. 단지와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인 장성중앙초등학교의 경우 약 1.8㎞ 떨어져 있어 성인 걸음으로도 30분가량 소요된다. 장성중학교와 장성여자중학교 또한 각각 2.1㎞, 1.1㎞로 사실상 걸어서 등하교는 어려운 수준이다.

장성공영버스터미널, 광주지방법원 장성군법원, 하나로마트 등을 비롯한 생활 인프가 대부분 장성역 건너 반대편인 장성군청 인근에 형성돼 있어 도보로 이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미 부도 겪은 남양건설…미분양 사태에 또 다시 휘청?

순위 내 마감 실패로 선착순 분양과 무순위 청약으로 판매가 이어질 전망이나 고분양가를 비롯한 여러 단점 탓에 잔여물량이 모두 소진될 지는 미지수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하면 '장성 남양휴튼 리버파크' 시공사인 남양건설의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양건설 부채비율은 453.4%로 건설업계에서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부채비율이 3분기 기준 478.7%였다.

또 현금성자산이 2021년 248억5400만 원에서 2022년 94억2400만 원으로 62.1% 급감한 데다가 순차입금이 2021년 236억4000만 원에서 2022년 404억7700만 원으로 71.2% 급증하는 등 현금흐름 또한 악화하는 모양새다.

수익성도 뚝 떨어진 상태다. 2022년 남양건설 영업이익은 62억1786만 원으로 전년 69억3571만 원 대비 10.4% 감소했다. 매출액은 2021년 1595억 원에서 2022년 1908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세부 내역을 살피면 분양공사수입은 2021년 14억7972만 원에서 2022년 0원을 기록했다.

남양건설이 이미 한 차례 부도로 인해 법정관리를 경험한 점도 현재 시장 상황에선 불안 요소다. 남양건설은 지난 2010년 법정관리에 돌입해 6년 만인 2016년 회생절차를 종결한 바 있다. 당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던 원인도 충남 천안시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자금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미디어펜은 이와 관련해 시공사 및 시행사 측에 수차례 질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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