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경호원에 끌려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야권은 윤 정부의 과잉 경호를 규탄하고 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 강제 퇴장 사건이 발생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됐기 때문이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호원에 연행된 졸업생이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카이스트 모처에 감금되어 있던 신 대변인은 현재 경찰서로 연행된 상황"이라며 "대통령은 무슨 권리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졸업식장에서 쫓아내고 복귀도 못 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고 촉구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마저 폭력 연행으로 대응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의 행태는 민주주의 퇴행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신 대변인의 즉각적인 석방과 대통령 경호실의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한 외국 기자가 올린 졸업생이 퇴장당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상황이 언론에 공개된 후 게시한 페이스북 글에서 "윤 대통령이 참석한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R&D 예산 삭감 반대'를 외치는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는 이 장면에는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며 "이견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걸 보니 국민들의 질책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라"며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내가 여러분의 손을 굳게 잡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 후 한 졸업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에 거세게 항의했다. 해당 과정에서 경호실 관계자가 졸업생을 제지하고 행사장 밖으로 강제퇴장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