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상장을 앞두고 27일부터 매매 거래가 정지된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지난 1975년 12월 증시에 입성한 지 꼭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삼성물산에 따르면 내달 1일 제일모직과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 주식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이날 삼성물산은 모처럼 5.02% 상승 마감했고 합병 상대인 제일모직도 9.70%나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양사 주가는 합병안이 통과된 7월17일 주주총회 이후 크게 하락했다.
주주총회 전날인 7월16일 각각 6만9300원과 19만4000원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이날 각각 4만8100원과 14만7000원으로 주저앉았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분쟁 와중에 합병 무산 가능성에 베팅한 외국인 주주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낸 것이 단기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이 기간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33%대에서 29%대로 떨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내달 1일 합병해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한다. 법률적으로는 제일모직이 존속 법인이, 삼성물산이 소멸 법인이지만 통합 법인의 사명은 '삼성물산'이 된다.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수(이하 보통주 기준)는 1억8969만45주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대 0.35로 비율로 합병한다. 따라서 옛 삼성물산 주식 1주를 가진 주주는 0.35주의 합병 법인 주식을 새로 받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54%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51%)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 부문 사장(5.51%), 이건희 회장(2.86%) 등 총수 일가는 30.4%의 지분을 보유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여기에다가 삼성SDI(4.77%) 등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까지 더하면 최대주주 측 지분은 40%에 육박한다.
합병 이후 양사의 시가총액은 27조원대로 예상돼 삼성전자와 현대차, 한국전력에 이어 시총 4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고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뉴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하면 주가 흐름이 긍정적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인 데에는 합병안 통과 주총 이후 단기적인 수급 요인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통합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인덱스펀드 중심으로 신규 투자가 유입될 수 있고, 건설과 패션부분의 실적도 올해 4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어서 주가 흐름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