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지만,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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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은은 22일 오전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작년 1월 연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금리가 동결되면서 기준금리는 9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됐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국내 소비자물가를 고려해 통화정책 기조를 독립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1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작년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다만 한은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 2일 열린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크고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해 말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최종단계)’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도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 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8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3조4000억원으로 전월(3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4조9000억원 늘어난 855조3000억원으로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5조1000억원)보다 줄었지만, 1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 2.6%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과 같은 수치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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