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연초 교육 및 주거 관련 계절적인 자금 수요가 많은 영향에 따라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카드론 잔액이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 여력이 악화하자 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문턱을 높여 건전성 관리에 나선데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악화 등의 영향으로 대출영업을 축소하고 있어 카드론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보통 카드론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평균금리가 연 10%대로 높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또 카드론 이용자 중에는 중저신용자 또는 다중채무자가 많아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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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2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38조7613억원) 대비 4507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에는 연말 성과급 등 효과로 같은 해 11월(38조8791억원) 대비 카드론 잔액이 1000억원 가량 줄었으나 연초 다시 늘어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금리대는 연 14~15%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1월 8개 카드사(NH농협카드 제외)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4.625%로, 지난해 12월(14.607%)과 거의 비슷했다.
1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롯데카드가 15.74%로 가장 높다. 이어 BC카드(15.17%), 하나카드(14.95%), 우리카드(14.80%), 삼성카드(14.55%), 신한카드(14.43%), KB국민카드(14.31%) 등 순이다.
향후 카드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5%를 넘어선 이후 올해 들어서 3%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금리인상 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대출상품 취급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카드론 외에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또한 같은 기간 6조6652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6조6340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이는 리볼빙에 대한 고객 안내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5152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조5505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이는 리볼빙에 대한 고객 안내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결제 대금 중 일부만 납부한 뒤 잔여 대금과 이자는 연체 없이 다음달로 이월하는 서비스다.
금감원은 앞서 작년 연말 신용카드사들이 리볼빙 대신 ‘최소결제’ ‘일부만 결제’ 등의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 오인 우려가 크다며 광고 실태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 등을 여신협회 및 업계와 공유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신용카드 연체 총액은 2조516억원으로 53.1%(7118억원)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취약차주의 카드론 이용 증가가 지속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 올해도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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