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탁구가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했다. 중국을 벼랑 끝까지 몰았으나 아쉽게 역전패를 당해 ‘만리장성’을 넘지는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세계 랭킹 5위)은 24일 부산 벡스코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부 준결승에서 중국(1위)에 매치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2-1까지 앞서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처음 중국을 무너뜨리는가 했으나 아쉽게 역전 당하고 말았다.

   
▲ 한국의 첫번째 주자로 나서 왕추친을 제압한 장우진.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이로써 한국 남자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린 대회를 동메달로 마무리했다. 세계선수권은 3-4위전이 없어 준결승에서 패한 두 팀이 동메달을 차지한다.

한국 남자는 2006년과 2008년 대회 때 결승까지 올랐다가 모두 중국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다.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4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중국은 11회 연속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에 도전한다. 중국의 결승 상대는 프랑스-대만의 준결승전 승자다. 결승전은 25일 오후 8시 열린다.

장우진(단식 세계랭킹 14위), 임종훈(18위·한국거래소), 이상수(27위·삼성생명)를 내세운 한국은 왕추친(2위), 판전둥(1위), 마룽(3위) 등 랭킹 1~3위를 총출동시킨 중국을 맞아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첫 판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첫번째 매치에 나선 '에이스' 장우진이 왕추친을 3-1(11-7 2-11 13-11 11-6)로 누르며 기선제압을 했다. 이전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밀렸던 장우진이지만 맹공을 퍼부으며 왕추친을 무릎꿇렸다. 왕추친의 공격에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으며 과감한 플레이를 펼친 것이 효과를 봤다.

제2 주자로 나선 임종훈은 세계 1위 판전둥을 넘지 못했다. 판전둥의 날카로운 백핸드를 막지 못하고 0-3(8-11 6-11 8-11)으로 졌다.

   
▲ 임종훈이 최선을 다했으나 중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매치 스코어 1-1로 타이를 이루면서 분위기가 중국 쪽으로 넘어가는가 했다. 그런데 세번째 매치에서 베테랑 이상수가 왕년의 세계 1위인 마룽과 베테랑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이상수는 풀세트 접전 끝에 3-2(11-7 4-11 12-10 6-11 11-4)로 마룽을 꺾으며 한국에 매치 스코어 2-1 리드를 안겼다. 

이상수가 올림픽 금메달 5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13개를 획득한 마룽을 꺾음으로써 이제 한국은 한 판만 더 이기면 만리장성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중국은 역시 강했다. 4번째 매치에서 장우진이 판전둥에게 0-3(6-11 7-11 10-12)으로 져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큰 부담을 안고 마지막 5번째 매치에 나선 임종훈은 왕추친의 빠른 공격에 고전했다. 파이팅을 외쳐가며 공격적으로 맞섰지만 고비에서 실수가 잇따르며 0-3(5-11 7-11 5-11)으로 패했다. 아쉽지만 결승행 티켓은 중국이 가져갔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